다시, 드래곤볼 Day 47.

작은 것에도 기뻐하는

by 쾌락칸트

나에게는 '긍정'이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탑재되어 있다. 한 가지 일화를 소개하겠다. 8살 무렵에 초등학교에 입학을 했다. 나의 첫 사회생활이었다. 기억은 흐릿하지만 즐겁게 학교를 다녔던 것 같다. 무슨 잘못을 해서 엄마가 너 그럴 거면 학교 가지 마라 했는데 내가 엄청나게 서럽게 울었다고 한다. 그 정도로 학교를 좋아했다. 그러던 어느 날 생애 첫 소풍을 가게 되었다. 얼마나 기대하고 행복해했을지 안 봐도 뻔하다. 엄마가 싸준 김밥을 챙겨서 꼬맹이는 소풍을 갔다. 아마 엄청 즐겁게 놀았을 것이다. 소풍이 끝날 무렵 모두가 그렇듯이 단체 사진을 찍었다. 집으로 돌아와서 엄마한테 즐거웠던 소풍의 시간을 노래하듯이 이야기했을 것이다. 그리고 며칠 후 담임 선생님이 소풍 단체 사진을 학생들에게 나눠 주었다. 그 사진은 가족이 찍어 준 주관적 애정이 담긴 사진이 아닌 나에게 아무런 감정이 없는 그 누군가가 찍어준 첫 사진이었다.


여기서부터는 엄마가 들려준 이야기이다. 나는 그 소풍 단체 사진을 가지고 집으로 달려왔다고 한다. 너무나 기쁘고 벅찬 얼굴로 엄마! 이게 나의 소풍 사진이야!라고 엄마에게 그 사진을 보여줬다. 엄마는 사진을 보면서 너무나 당황했다. 왜냐하면 거기에는 내가 없었다. 아무리 찾아봐도 딸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엄마는 나에게 너는 어디에 있니라고 물었다. 그때 나는 활짝 웃으면 한 곳을 가리켰다. 여기야! 하며. 나는 아이들 사이에 가려서 겨우 눈 하나만 나온 것이다. 정말 자세히 봐야지 알 수 있는 나의 모습이었다. 엄마는 그때 좀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아니 도대체 얼마나 긍정적인 아이길래 다른 아이들에게 가려져 겨우 눈 하나만 나온 것에도 이렇게 행복해하다니. 다른 아이 같았으면 서운하다고 속상하다고 울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딸은 달랐다. 그 소풍의 시간이 너무나 행복했고 단체 사진으로 자신이 거기에 머물렀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만족을 했던 것이다. 눈이 나오던 발이 나오던 상관없었던 것이다. 그때 엄마는 뭔가 마음이 벅차올랐다고 한다. 긍정으로 꽉 찬 아이를 낳게 해 주셔서 하느님께 감사드렸다고 한다.


이 나의 소풍 단체 사진 일화는 이후 좀 재미있는 이야기로 가족들 안에서 자주 회자 되었다. 나 역시 웃기고 황당한 이야기로 친구들에게 자주 이야기 했었다. 그런데 현재 시점에서 다시 생각하니 너무나 소중하고 힘이 되는 이야기이다. 세월이 흘러 성인이 된 나는 수많은 아픔을 겪고 세상 속에서 힘든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변화되었다. 그 순수한 아이는 더 이상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아무리 부정적인 상황이 닥쳐도 무너지지 않는 고유의 힘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긍정 에너지이다. 다치고 상처가 나고 절망의 구렁텅이 떨어져도 결국 그 어디서에 무언가 기쁜 일을 찾아내었다. 아주 작은 것이라도 기뻐했다. 그것은 절대 고정값 같은 메커니즘이었다. 그래서 항상 행복의 센서는 맞춰졌다. 누가 그랬다. 진정한 행복은 그 빈도수에 있다고. 나는 작은 것 큰 것 가리지 않고 다 기뻐했다. 정량적인 측면으로 봐도 나의 행복의 빈도수는 압도적으로 높은 편이다. 물론 나도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일 때도 있다. 하지만 신비롭게도 바로 즐거운 일을 본능적으로 포커싱 한다. 예를 들어 갑자기 많은 돈을 잃은 사건이 있다고 하자. 당연히 나는 절망과 두려움의 폭풍 속에서 좌절한다. 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맛있는 토마토 파스타를 요리한다. 그리고 맛있게 먹는다. 행복과 기쁨이 올라온다. 어느새 이 긍정의 감정이 부정적 감정을 몰아낸다. 그리고 다시 차분한 마음으로 대책을 세운다. 결국 이 문제를 극복한다. 생각해 보니 항상 이 패턴이었다. 이건 진짜 신의 축복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나는 단언할 수 있다. 내 인생은 대부분 행복했고 앞으로도 행복할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긍정'이라는 대단한 초능력을 가지고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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