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
나는 질주 본능을 타고났다. 그래서 하나의 목표가 정해지면 엄청난 실행력을 발휘한다. 작든 크든 내가 그 목표를 제대로 납득했다면 규모의 문제도 넘어선다. 반면 내가 꾸물거린다는 것은 내가 해당 목표를 제대로 납득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납득한다는 것은 직관의 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직관은 과거 경험치 데이터를 바탕으로 결정을 내리기 때문에 분명 한계가 있다.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목표 달성으로 성장하기에 부족하다. 그러면 어떻게 이 한계점을 돌파해서 나아갈 수 있을까.
과거, 경험하지 못했지만 목표를 스스로 납득해서 성취한 몇 가지 사례가 있었다. 그 원동력은 바로 '동경'이었다. 사회적으로 합의된 '좋다'라는 기준을 넘어 '내가 그렇게 되면 정말 좋겠다.'라는 동경이 합쳐진 목표였다. 동경은 모든 것을 점화한다. 미래를 보여주지만 동시에 현재를 생동감 있게 바꿔준다. 무서운 힘이다.
동경은 나이가 어릴수록 쉽게 작동된다. 이것은 경험과 정보가 부족하기에 오히려 본능에 가깝다. 그래서 힘이 정말 세다. 하지만 나이를 먹어가면서 동경을 하기란 쉽지 않다. 시간의 누적으로 인한 경험치가 많이 쌓였기 때문이다. 누가 그랬다. 너무나 많은 정보가 들어오면 인간은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고. 그래서 그런 것일까. 나는 무수한 일을 겪고 너무 많은 것을 알아버렸다. 나는 꾸물거렸다. 움직이지 않았다. 더 이상 그 무엇도 동경하지 못했다.
그렇기에 나는 지난 1년 간 과감하게 셀프고립을 선택했는지도 모른다. 인간관계, 일, 공간 등 나에게 들어오는 모든 정보를 제한한 것이다. 아니 제거에 가깝다. 처음 이런 결심을 한 것은 번아웃으로부터 단순히 내 생활의 질서를 세우고 싶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되돌아보니 나는 뭔가 나만의 본능을 깨우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정보의 탈을 쓴 무수한 잡음을 제거하고 본질적인 것에 집중하고 싶었던 것 같다. 어린아이의 상태로 되돌리고자 한 것일 수 있다. 제대로 된 동경을 하기 위해서. 그리고 그 동경을 바탕으로 다시 한번 질주를 하고자 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