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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정한 Sep 21. 2015

참으로 아름다운 저녁이지 않은가.

PAPER BOX_17


프랑스 파리에서

맥주 한 캔을 들고 세느강의 유람선에 오른다.

물을 가르는 배의 소리에 감탄하고

물에 반사된 빛을 의지하는 배의 모습에 감탄한다. 더 할 나위 없다.

BGM_꿈을 꾸다-김태우


참으로 아름다운 저녁이지 않은가.

                                                                         J PARK

달빛 한 조각

구름은 흘러가지만

그들의 발걸음을 밝혀주기 위해

척. 하니 서 있고

수많은 별들이

그들 발걸음의 무게와

불안함의 마음졸임을 덜어주는 구려.


집집마다 켜진 불 들은

사람들의 귀갓길에 용기를 더해주고

북적대는 그들의 목소리는

오늘의 행복을, 내일의 희망을 말해주는 듯 하오.


하룻밤 그대모습에

누구나 할 것 없이 기분 좋아지고

옛 추억에 몸을 맡기며

그래도, 내 추억이 되어주어 고맙다고 말하고 싶소.


때론 밝은 빛이 아닐 수도 있으나

오늘 같은 밤.

지금 이 시간에


그 빛은

누군가의 길을 밝혀주고

용기를 더해주고

행복을 전하는 빛이란 걸

그대도 알잖소.


그러니

오늘은 참으로 아름다운 저녁이오.

손꼽아 셀 수 없을 만큼

그 이유를 말할 수 없는

아주 아름다운 밤이구려.


찬 기운이 옷깃을 여미게 합니다.

저녁의 공기가 차가워지고

내일 보일 하늘의 높이가 낮아지는 지금은

가을입니다.


잔잔히 흐르는 노랫소리가 발길을 잡을 때가 있습니다.

구멍 가게 안에서 적적함을 잠재우던 할아버지의 오래된 CD가

컴퓨터에 먹히고, 정적이 흐르고 노래가 나옵니다.

차들이 제 자리를 찾아가고

지하철과 버스가 마지막 행선지를 향해 달립니다.

간판 불들이 가로등의 주황빛과 어우러져

네온사인이 존재하는 의미를 만들어주고

사랑하는 사람이 보고 싶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꼭 전화를 하고 싶은 그런 밤입니다.


저는 계절 중에서 가을을 가장 좋아합니다.

노오란 은행나무들이 아침의 시선을 사로잡고

떨어진 갈색의 낙엽들이 뚜벅거리는 신발 대신 부스럭대는 쿠션이 되어 주니까요.

하늘부터 지면까지 그라데이션 효과를 준 듯

흰색-하늘색-노란색-회색

거리를 소박하게 물들여 갑니다.


가끔 밤에 친구에게 전화를 할 때

오늘의 밤의 풍경에 대해 읊어주곤 합니다.

하늘을 같이 공유한다는 것이 얼마나 많은 사랑과 함께함을 느끼게 할 수 있는지요.

"큰 별이 하나 있고, 그 옆에 반쪽짜리 달이 구름에 살짝 가려져 있어.

달빛들이 구름이 가는 방향을 가르쳐주고 있는 것 같아.

주변이 너무 조용해서 바람소리가 귀를 달래주고있고

멀리서 들려오는 자동차소리가 그 바람을 간지럽히고 있는 것 같이 느껴져."


누구에게나 그 밤을 보는 시각은 다를 수 있습니다.

외롭게 느껴지는 밤이 있는 가 하면, 아름답게 느껴지는 밤이 있기도 하고

밤 하늘을 보며 위로를 얻기도 하고, 밤의 조용함을 즐기기도 하고

별이 어디있고 달이 어디있고

구름의 모양은 어떻고 내 감정은 어떻고

한 가지 한 가지를 생각하다 보면

이 밤이 정말 아름다운 것이구나. 하고 느껴질 거에요.


밤이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밤이 감정을 채워 갑니다.

용기가 되어준 밤, 잔잔하게 행복한 밤.

그 대는 밤과 같이 있습니다.


PS:언제, 밤 하늘을 걷고 있을 때에 사랑하는 사람에게 나직이 전화를 걸어 오늘의 밤에 대해서 말해보세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그 밤은 곱빼기가 되어 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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