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진정한 Oct 22. 2023

휴게소

잠깐의 시간, 잠깐의 시. 잠시(詩)

전날 마신 술이

오늘 아침 늦게서야 깨고

가슴 깊이 하얀 세상에

또 다른 목적지로 가는 가슴 깊이


BGM_The Most Beautiful Thing-Bruno Major

https://www.youtube.com/watch?v=rHd6fSph0Jk


휴게소


이십키로미터 전 부터 내게 알려왔지만

알고도 지나쳤다

줄지어 들어서는 입구를 빠르게 지나치며

더는 바라볼 수 없었다

안정과 따뜻함

적절함이 넘쳐흘러

사랑이 되어주는 너로부터 멀어져 갔다


눈은 오다 비가 되어

하얀 도로를 부수기 시작했고

그 속에 얼어가는 너를

끊임없이 흘려보내고 있다

와이퍼는 삐끗하며

차 안의 정적을 깨고

졸음을 참다못해 나는

하염없이 눈물 흘린다


단지 거쳐가지 않았던 것뿐

나는 네 옆을 지나며 쉬고 있다

지금도 너는 나의 어느 곳에서

서리 이른 무지개를 피워 낸다

잘못 본 게 아니라면


그럼에도 다시 네게 찾아가도 될는지


내가 지금 운전을 하는 건지

운전하는 도로 위에 놓인 건지

눈과 바람이 나를 스치는지

내가 눈과 바람을 스치는지

구분이 어려워서


달리는 길을 멈추고

나를 안아줄 휴게소에 들어가려 하지만

쉬고 쉬다 그 따뜻함에 묻혀

다시 나오지 못할 것 같아서


지나 보내고 달리는 길 위에

아득하게 보이는 도로의 끝을 잡고

지워지는 하얀 세상과

지워질 듯한 마음을 비우지 못한 채

내 자의로 끌려가고 있습니다


적막과 소음의 어느 중간에서

차에 실려있는 많은 것들이

눈을 맞다 뜨거움을 이기지 못하고 비가 되어

흠뻑 차를 적시고는 색깔 하나씩 비추는 도로 너머의 시야로

나의 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진심으로 정한 한 마디 _진 정한

모든 차원의 정점에 사랑이 있다고 믿습니다.

모든 사랑의 전달이 사람에게 있다고 믿습니다.

brunch.co.kr/@pljs4747

이전 22화 그건 아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