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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정한 Nov 20. 2015

별과 장미꽃 한 송이와 너

PAPER BOX_33

세상 가장 아름다운 별

조용하게 울린다.

밤하늘을 빛내는 별같이

발레리나의 동작 하나하나

빛을 내며 자리를 지킨다.

BGM_Photograph-Ed Sheeran


별과 장미꽃 한 송이와 너

                                                            J PARK

아이야.

도시의 매연 속에서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저 밤하늘의 별들을 보렴.


정리되지 않은 깜깜한 검은색

그 밤을 오늘도 따뜻하게 빛내며

다른 이들이 꿈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에

조용하고 천천히, 밤하늘을 정돈하고 있는

저 작은 거인의 기막힌 몸부림을 보렴.


하루는

어린 왕자가 그 별에 들렀단다.

지구의 밤을 저렇게나 아름답게 만드는

그 특별한 별엔 누가 살고 있을까 하고 말이야.


참. 소박한 아저씨였지

매일 밤 누군가의 항해에

환한 빛을 비춰주기 위해

우주. 그 광활한 침묵을

사랑으로 조금씩 깨어주고 있었단다.


아이야

너의 마음에도 이미 별이 있지 않니

그 별의 수호자, 수염 많고 배 나온 아저씨가

하루하루 불을 켰다 끄는  것처럼

너도 항상을, 열심히 노력해오지 않았니


너의, 하루를 준비하는 모습과

매일같이 참으로 공들인 그 노력으로

정성껏 너만의 길을 준비해오지 않았니


다른 이는 어떻게 볼지 몰라도

난 그, 너의 땀과 노력을 알고 있단다.

이미 세상에 너의 사랑이

전해지기 시작했으니까 말이야.


그러니 너는

너무 의기소침해 있지 않아도 된단다.

아이야, 넌 그러기에

너무나도 소중하고 특별한 존재야.

니가 만든 빛들에 이미

세상의 또 다른 사랑이 움직이고 있거든.


난 그런 너에게

어린 왕자의 마음이 가득 담긴

장미 한 송이를 심을 거야.

그 장미가 자리 잡고

잘 자랄 수 있도록 너는

물을 주고

거름을 주고

너의 그 빛도 한껏 비춰주었으면 좋겠구나.


꼭 알고 있으렴 아이야

넌 지구에서 가장 빛나는

별이란다.


그 무엇보다 세상을

지금도 밝게 비추고 있는

사랑스러운 별이란다.


수능을 마친 고3들에게 오늘은 이 시를 드립니다.

물론 제 글을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도

당연히 이 시가 선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고3 라이프를 끝냈을 때에

전 수능을 망쳤다는 이기지 못할 강박과

대학의 문턱에서 고민해야 하는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어서

친구 그 누구도 만나지 않으려 했었습니다.

그래도 뭐라도 해야겠다 싶어

남은 고3 기간을 알바로만 채웠었어요.


만나자는 친구들도

알바라는 핑계로 뿌리치며

수능을 못 쳤다는 이유, 단 하나 만으로

친구들 앞에 서기를 꺼려했습니다.

남들과 똑같지 않은 삶을 살 것이라는 저의 다짐이

참으로 이상적이었다는 것에 대한 자책감과 함께요.


누구보다 앞에 나서기를 좋아하고

세상, 제 말에 주관을 가지고 살아갔던 저인데

20대를 시작하는 시작점의 스타트라인을

잘못 찍었다는 생각만 하고 지냈습니다.

참, 아이러니하게도 그간 지켜왔던 저의 신념을

단 한순간에 이렇게 포기하게 되더라고요.


고3 라이프를 끝내고 있는 청소년 친구들.

저와 같은 자책감은 부디 안 가졌으면 합니다.

지나 보니 알겠더라고요.

그간 제가 들인 노력이

"대학"이라는 가치에 부서지는 것이 아니라

"20대"를 살아가는 원동력이 되어 줌을,

노력은 한 순간에 부서지는

가볍고 약한 유리조각이 아니었음을.


그래서 저는 여러분들께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노력으로 각자의 별을

거름 지고 풍성하게 만들었다면

이제는 그 별에 장미꽃을 가꿀 시기라고.

마음속에 이미 싹을 틔운 장미꽃이 시들지 않게

여러분들의 빛으로

각자의 위치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을 피우라고요.


여러분의 노력은 전혀 시시한 것이 아닙니다.

가져왔던 그 노력들이 이제 진정한 꽃으로 거듭날 때에요.

지켜왔던 그 별에 여러분들만의 물을 주고

꼭, 그 장미 한 송이가

다른 이가 비를 피할 수 있는 플라타너스 나무처럼,

그 무엇보다 튼튼한 바오밥나무처럼

그렇게 사용되길 바랍니다.


그 무엇보다 여러분들의 노력은

벌써부터 밤하늘을 가장 환하게 밝히는

사랑스러운 별이 되었으니까요.


PS : 혹시 모르잖아요? 어린 왕자가 다시 찾아와선. 그 장미꽃 한 송이를 나한테 선물해 줄 수는 없냐고.

너무 아름다워서, 세상 그 무엇보다 지금은 그걸 선물로 받아 평생을 간직하고 싶다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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