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영 Sep 29. 2018

당신들에게 나는 불편을 선물하고

우울에 말을 붙이자

가장 찬란하고 아름다운 말을 붙이자

떨어지면

새로 붙이지 뭐


우울을 표현할 아니면 해석할

그것도 아니면 포장할 말은 무엇인가     

“무엇인가”

가장 진부하고 곤란하고

질척거리는 애증의 그 말


사랑해라는 말은 폭력적이다

사랑해 던지는 아픈 불구덩이

사랑해 널 안고 싶고, 찢고 싶어

그래, 이렇게 또 끝나는 거겠지


타인은 지옥이고 나의 지옥은 어디 있나

마감재 떨어진 흉물스럽고 미학적인 건물

건물 안에는 과연 신선한 것이 있을까


역광에 얼굴은

광대가 도드라질까

드리워진 음영은 뭘 닮았나

아, 말이 없다

말은 없는 데 나는 왜 회피하나


당신들에게 나는 불편을 선물하고

기억의 실패와 실망, 기대하지 않음.

매거진의 이전글 우리는 여기에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