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에 말을 붙이자
가장 찬란하고 아름다운 말을 붙이자
떨어지면
새로 붙이지 뭐
우울을 표현할 아니면 해석할
그것도 아니면 포장할 말은 무엇인가
“무엇인가”
가장 진부하고 곤란하고
질척거리는 애증의 그 말
사랑해라는 말은 폭력적이다
사랑해 던지는 아픈 불구덩이
사랑해 널 안고 싶고, 찢고 싶어
그래, 이렇게 또 끝나는 거겠지
타인은 지옥이고 나의 지옥은 어디 있나
마감재 떨어진 흉물스럽고 미학적인 건물
건물 안에는 과연 신선한 것이 있을까
역광에 얼굴은
광대가 도드라질까
드리워진 음영은 뭘 닮았나
아, 말이 없다
말은 없는 데 나는 왜 회피하나
당신들에게 나는 불편을 선물하고
기억의 실패와 실망, 기대하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