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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입양 전 당신이 생각해 보아야 하는 10가지

당신은 동물과 함께 할 준비가 된 사람인가?

필자와 함께 살고 있는 사랑스런 체리와 테리


사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는 개판이었다. 말 그대로 반려 동물의 대부분은 강아지가 휩쓸고 있을 정도로 강아지의 인기는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2010년 전후로 서서히 고양이들이 반려 동물로 자리를 잡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강아지와 함께 반려동물의 대명사로 고양이가 자리잡게 되었다. 귀여운 외모 도도한 성품으로 참 많은 인기를 받지만, 여전히 파양되거나 버려지는 경우가 많다. 


필자 역시 3개월 때 데려 온 체리, 테리와 햇수로 8년째 함께 하고 있는 중견 집사이다. 하지만 이 아이들을 데려오기 전까지는 거의 1년 넘는 시간동안 매일 고양이 분양 카페를 전전하며 기를 수 있을지 고민했다. 과연 내가 기를 수 있을까. 과연 내가 ‘잘’ 기를 수 있을까. 체리와 테리를 처음 본 순간 내 마음은 눈 녹듯 녹아버리고 나는 그들의 포로가 되어버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귀엽다’는 이유 만으로 바로 입양하기에 고양이는 결코 기르기 만만한 동물이 아니다.  


당신이 정말 고양이를 기를 준비가 되어 있을까? 아래의 열 가지 체크 리스트를 보고 답을 해보자. 

답은 ‘자신있게 Yes’, ‘확실하진 않지만 Yes’ ‘못할 것 같다’ No 세 가지로 생각해보면 좋다 


1.     20년간 1살짜리 아이를 기르는 것과 같다.  

고양이는 사람이 아니다. 사람은 자라나가며 스스로 해낼 수 있는 영역이 점차 늘어나지만 동물은 그렇지 않다. 처음 1년간 당신이 그를 위해 해줘야 했던 것. 그것을 20년간 해줘야 한다. 사료를 챙겨야 하고 물을 갈아줘야 하고 화장실을 갈아주는 것은 매일해야 하는 일이다. 털을 빗어주어야 하고, 엉킨 털을 솎아 주어야 한다. 강아지처럼 산책이 필요하진 않지만 종종 놀아줘야 한다. 이걸 20년간 해야 한다. 당신은 할 수 있나?  


2.     원하는 색상의 옷을 입지 못하게 된다 

나의 경우는 하얀색 고양이와 함께 살게 된 이후로부터, 검정색 옷은 일체 입을 수 없게 되었다. 아무리 청소를 하고 공기 청정기를 돌려도 흰색 털이 곳곳에 달라붙기 때문이다.  


덤으로 겨울에는 코트는 캐러멜 색상만 입게 되었고, 검정색 곤색 코트는 상상도 할 수 없다. 장례식장에 갈 때 가끔 입는 검정색 정장은 비닐과 수트 케이스로 이중 밀봉한 뒤 외출 직전 1분만에 번개 같은 속도로 입고 나가보지만 그 사이에도 털이 곳곳이 붙어 있다. 당신이 어떠한 색상의 고양이를 기를지는 중요하지 않다 털이 짧든 길든 그 털이 회색이든 흰색이든 검정색이든. 엄청나게 빠진다. 빠지는 수준이 아니라 고양이는 털을 뿜는 수준이다. 고양이를 입양함으로써 당신은 즐겨 입던 색상의 옷을 평생 못 입게 될 수도 있다. 그래도 괜찮은가? 


3.     집이 좁을 경우 아무리 환기해도 고양이 분변 냄새가 온 집안에 늘 배어있다 

이 사항은 좁은 집에 사는 사람들이 알아야 할 내용이다. 고양이는 기본적으로 육식동물이기 때문에 분변 냄새가 상당히 지독하다. 만약 당신이 원룸에 살고 있다면 당신은 눈치채지 못할지언정 집안에 늘 고양이 분변 냄새가 가득차 있을 것이다. 환기를 해도, 공기 청정기를 계속 가동해도 이 사실엔 변함이 없다. 그 정도가 덜해질 뿐이다. 당신의 집이 지나치게 작다면 당신조차도 그 냄새에 괴로워할 수 있다. 이건 참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다. 당신의 집이 10평 이상의 집인가? 이하라면 당신은 무조건 No 라고 말해야 한다.  


4.     여행과 출장에 큰 제약이 따른다 

강아지에 비해 고양이는 ‘그나마’ 혼자 있는 기간을 버텨줄 수 있다. 그러나 고양이도 혼자 있으면 불안감과 외로움을 극도로 느낀다. 최대 3일 정도가 고양이 혼자서 버텨줄 수 있는 기간이다. 게다가 고양이가 집에 혼자 있는 동안 집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불이 날수도 있고 갑자기 문이 닫혀 고양이가 좁은 곳에 갇히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당신도 여행을 떠나 마음이 마냥 편하지 않을 것이다. 영역 동물인 고양이의 특성상 사는 공간이 바뀌면 패닉이 온다. 따라서 잦은 탁묘도 결코 좋지 않다. 당신이 여행을 자유롭게 다닐 수 없게 된다면, 출장을 가기 어려워 진다 해도 당신은 괜찮을 수 있겠는가? 


5.     당신의 집안이 엉망이 된다 

고양이는 깨끗하다. 하지만 그것은 고양이의 몸 뿐이다. 기본적으로 탁자 위의 작은 물건은 쳐서 떨어뜨리거나 넘어뜨린다. 위에서 언급한대로 털이 빠지는게 아니라 털을 뿜는 수준이다. 화장실의 모래를 발바닥에 묻히고 나와 여기저기 튀겨서 바닥이 지저분해 지고, 쇼파, 가방, 가구 를 긁어서 엉망을 만들어 버리기도 한다. 전선을 물고 뜯어서 당신의 휴대폰 충전 케이블을 수십개씩 끊어먹을 것이다. 전기 플러그를 물어뜯다가 고양이가 감전사 하는 경우도 있고 화재가 발생할 수도 있다. 때로는 소변이나 분비물을 당신의 침구에 묻혀서 지금보다 다섯 배는 더 자주 이불 빨래를 해야 할 수도 있다. 이 모든걸 버틸 수 있겠는가?  


6.     당신은 결코 숙면을 취할 수 없다 

고양이는 야행성 동물이다. 물론 함께 살아가며 점차 밤에 잠을 자 주는 시간이 늘어나긴 하지만 밤에 깨어나 온 집안을 질주하는 일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는다. 어느날 갑자기 자는 침대 위로 뛰어 올라 배를 콱 하고 밟아 숨을 막히게도 하고 곤히 자고 있는 내 머리를 물어서 잠을 깨우기도 한다. 한마디로 고양이가 없을 때는 이마를 대면 자고 한참이 지나 일어나던 당신도 고양이 때문에 자꾸만 깨는 일이 잦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숙면을 취해 당신은 늘 피로에 젖어 있을 수 있다. 그래도 괜찮겠는가? 


7.     호흡기가 약한 사람은 건강에 이상이 올 수 있다 

당신이 자주 기침을 하거나, 감기에 자주 걸리거나 천식등의 병력이 있는가? 알레르기가 있는가? 당신은 고양이를 길러서는 안 되는 사람이다. 아무리 예쁘고 귀엽다 하더라도 당신의 건강을 위협하는 존재라면 마냥 귀여울 수 있을까? 다시 경고하지만 고양이를 분양 받았다가 당신의 건강이 위협을 받을 수 있다. 그래도 괜찮은가? 


8.     당신의 이성친구가 이별을 통보할 수 있다. 

당신이 동물을 좋아하는 것 때문에 사랑하는 남자친구 여자친구가 이별을 통보할 수 있다. 몇 번 당신의 집에 놀러와 아이들을 예뻐해 주는 것과 함께 사는 것은 완전 다른 문제다. 당신이 고양이와 20년을 산다면 지금 아무리 어린 나이에 연애를 하더라도 그 사람과 연애를 지속할 때 결혼을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 때가서 연인이 고양이를 기를 수 없다며 버리라고 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만약 어떠한 이유로든 파양하려 한다면 당신은 다른 질문에 답할 필요도 없이 자격이 없으니 당장 어떠한 동물도 입양할 생각을 일생동안 완전히 접길 바란다. 실제로 나는 동물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사귀는 사람 리스트에서 완전히 지워버린다. 그 여자는 나를 안 만나도 잘 살겠지만, 지금 내가 기르는 아이들은 내가 아니면 누구도 나만큼 책임져 줄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당신은 당신의 이성친구가 어떠한 이유로든 당신이 기르는 고양이의 파양을 요구했을 때 그 사람과 미련없이 헤어질 수 있는가? 


9.     기르는 동안 다달이 수만원-수십만원의 고정비용이 발생한다 

좋은 사료와 간식을 먹이는데 한달 최소 1마리 당 5만원 이상의 돈이 든다 이 돈을 아끼려다가는 후에 몇 백만원의 병원비를 내게 된다. 당신은 20년 넘게 이정도 수준의 소비를 지속할 수 있을 만큼의 경제력을 가지고 있는가? 


10.   당신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고 당신은 극도의 허탈감을 느끼게 된다. 

고양이는 약 20년 정도 산다. 따라서 당신이 사고나 병에 걸려 먼저 죽지 않는다면 당신은 고양이가 먼저 죽는 것을 지켜 보게 될 것이다. 20년간 정을 붙이고 산 상대가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은 생각보다 끔찍할만큼 힘든일이고, 그 이후에 찾아올 허탈감은 당신을 길든 짧든 무기력하게 만들 것이다. 이 상황이 되었을 때 힘든 것은 당연하겠지만, 그러한 끔찍히 힘든 상황에 매몰되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나도 솔직히 이건 자신이 없다) 



자 이제 점수를 매겨 볼 시간이다


자신있게 Yes – 1점 

확실하진 않지만 Yes – 0.5점 

못할 것 같다 No – 0점 


결과 

9점-10점: 당신은 이미 준비 된 집사다. 아마 당신이 점수가 깎인 부분은 10번 항목일 것이다. 그렇다면 더더욱 준비된 집사라 생각해도 좋다. 맘에 쏙 드는 아이를 분양 받아 건강하고 예쁘게, 무지개 다리 건널 때까지 함께 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7-8점: 분명 당신은 고양이를 기르며 예상하지 못한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다. 하지만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면 함께 공존 할 수 있다. 노력을 기울일 자신이 있다면 입양을 조심스럽게 고민해 보아도 좋다 


6점 이하: 당신은 절대 고양이 뿐만 아닌 그 어떤 동물도 입양해서는 안 되는 사람이다. 당신은 동물을 장난감 수준으로 보고 있다. 그런 수준이라면 동네 캣 카페나 강아지 카페에 가서 가끔씩 쓰다듬어 주는 것으로 만족하길 바란다. 다시 한 번 이야기 하지만 당신은 동물을 기를 능력도 마음의 준비도 자격도 없다. 당신에게 동물이 입양된다는 것은 재앙이다. 포기해라. 몇 년 뒤에나 나머지 요소들을 갖춘 뒤에나 입양 받아라. 제발 부탁이다. 포기해라. 


마치며. 

인간을 들이는 것이 아니라 해서 장난감을 들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반드시 기억하시길 바란다. 내가 원하는 대로 행동만 하지 않고, 때로는 심하게 아파 걱정도 하게 되며 갈등을 빚을 때도 있다. 때로 깊은 환희와 기쁨을 주고 위로가 되어주기도 하지만 우리가 가족에게 위로와 기쁨 귀여움만을 기대하지 않듯 함께 하게 될 당신의 고양이도 마찬가지이다. 가족을 들이는 일이다. 반드시 신중하게 입양하길 바라며, 일단 입양한 뒤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무지개 다리 건널 때 까지 함께 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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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재성 

서울대학교 컴퓨터 공학부를 졸업하고 맥킨지 앤 컴퍼니 (McKinsey & Company) 컨설턴트로 재직했다.

현재 제일기획에서 디지털 미디어 전략을 짜고 있다.

저서로는 행동의 완결, 퍼펙트 프리젠테이션 시즌 I, 퍼펙트 프리젠테이션 시즌 II 가 있다.

https://youtu.be/qj7xOkAj8Z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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