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막한 글에서는 왜 책 만큼의 깊이를 얻을 수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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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기준 친구와 팔로워를 합쳐 약 6000여명, 그리고 브런치 기준 8500명 정도의 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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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14000-15000명의 사람들에게 내가 올리는 포스팅과 글이 1차 노출된다. (노출 알고리즘에 의해 내 글에 도달하지 못하는 분들은 이 글에선 논외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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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경우는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마지막에 #행동의완결 관련 링크를 걸어 두었다. 내가 쓰는 글의 특성이 비전이나 비즈니스 관련 글이 많기 때문에 실제로 그 분들이 읽으시는 글과 내 책과 연관관계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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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에 글을 쓰거나 페이스북에 글을 쓸 때 완성도 낮은, 엉망인 글을 쓴다는 의미는 아니다. 책을 쓰든 단편적인 글을 쓰든 글은 그 자체로 완결성을 지녀야 한다는 원칙에 위배되지 않도록 글을 쓰려 하니까. 과거 이와 관련된 주제로 글을 쓴 적도 있지
(잘 쓴 글은 잘 차려진 '소반 한 끼'다 - https://brunch.co.kr/@plusclov/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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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단문은 어쩔 수 없이 담을 수 있는 정보의 양이 한정되어 있다. 특히 나는 다수의 글을 발행하고 그 글 하나로 그 글이 담는 정보를 '완결'지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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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글은 '팁'은 될 수 있지만 '원론'이 될 수는 없다. 원칙과 원론은 짤막한 글로 담기에 거대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선로가 길게 이어지기 위해서는 이음새가 필요하듯, 글과 글이 연결되어 하나의 (제대로 된) 책으로 탄생하기 위해서는 이야기에서 이야기로 넘어가는 이음새가 필요하다. 나는 그 이음새를 '구조'라고 부른다. 즉 단편적인 글 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동시에 제대로 구조가 잡혀 있어야 가치있는 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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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쓰는 글은 보통 못하면 수백회, 많은 경우 수십만회의 조회가 이뤄진다. 공유도 적을 경우 수십회, 많을 경우 수천회의 공유가 이뤄진다. 가장 대표적인 글로 '이메일 쓰는 법' 이라든가 얼마전 작성했던 '프로페셔널 대화 5원칙' 등의 글은 꾸준히 읽히고 공유도 꾸준하게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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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글 자체로도 완결성은 분명히 있다. 그런데 그 글이 읽히고 공유되는 만큼 서적의 판매량이 늘어나느냐? 조금 더 적나라하게 말해 내가 책 링크를 글 아래 담아둔다고 해서 조금의 영향이라도 있느냐? '없다'라고 말하는게 더 나을만큼 미미하다. 사람들은 자신의 눈 앞에 나타나는 간단한 컨텐츠에는 반응하지만 책을 구매하고 펼쳐서 읽는 일에는 매우 게으르다 (나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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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언'만 나열하는 행동을 싫어하는 이유가 있다. 그 말 자체는 좋지만, 그걸 내 삶에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가이드가 전혀 제공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명언을 수만개 보아도 결코 그 사람의 삶은 안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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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쓰는 글이 명언이라 할 수는 없지만, 글의 길이 때문에 '단편적인 스킬'에 대해서만 글을 쓰는 일이 가능하다. 이는, 영화 전체에서 일부분만 보는 것과 같다. 거대한 전쟁 영화에서 한 번의 전투 장면을 보는 건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그 전투가 왜 일어나고 그 전투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는 전투장면 만으로는 전혀 알 수가 없다. 칼럼과 짤막한 글은 '스킬' '기믹'(요령)이 될 수는 있지만 '코어'(본질)이 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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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책을 사서 읽었다고 해서 무작정 삶이 바뀐다고 말하고 싶은 것 역시 아니다. 다만, 단편적인 글을 읽고 쌓아 올리는 지식이 자잘한 단검을 몸에 지니는 일 이라면, 제대로 만들어진 책 한권을 완전히 소화 하는 일은 명인이 만든 보검을 소유하는 일과 같다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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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기적으로 프레젠테이션 칼럼을 쓰면서도 460페이지 짜리 퍼펙트 프리젠테이션 시즌2 라는 책을 쓴 이유가 있고, 다양한 비전과 비즈니스킬에 대한 글을 쓰지만, 그걸 하나로 잘 엮어 '행동의 완결' 이라는 자기 계발서이자 행동경제학 책을 써서 내놓은 이유가 있다. 단편적인 글 만으로는 사람을 변화 시키고 세상을 변화 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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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라는 가치를 깨닫고 실제 생활에 적용하시는 주변 분들을 보며
내가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다시한 번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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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적인 지식 아무리 주워봐야 티끌 모아 티끌일 뿐.
제대로 된 지식은 깊이 있는 지식은 그런게 아니다.
요량이 아닌 본질이 담겨 있는건 단편적인 글이 아니라
책에서만 찾을 수 있다.
무료로 제공 되는 글이 모두 형편 없는건 아니지만 분명 무료로 제공되는 글의 한계는 있다.
너른 강가에서 평생 사금 채취 하면서 보내지 말고, 직접 쥬얼리 샵으로 가서 가치를 지불하고
잘 세공되어 있는 귀금속을 얻는게 나을지도 모른다.
당신이 제대로 된 눈만 갖추고 있다면, 그리 크지 않은 가격으로 생각보다 엄청난 가치를
손에 쥘 수도 있을지 모르는 일이다.
(참고: https://brunch.co.kr/@plusclov/3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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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재성
저서: 『뭘 해도 잘 되는 사람들의 비밀』 (평단, 2021)『슈퍼업무력 ARTS』 (도서출판 이새, 2020) 『행동의 완결』(안나푸르나, 2019)과 에이콘출판사에서 펴낸 『퍼펙트 프리젠테이션』(2012), 『퍼펙트 프리젠테이션 시즌 2』(2017), 『퍼펙트 슬라이드 클리닉』(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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