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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름 Feb 03. 2024

극복하거나 극복하지 않거나

번아웃, 무기력, 매너리즘을 극복하는 방법은?


아웃 증후군이란 '의욕적으로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신체적 · 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하며 무기력해지는 현상'이라고 한다. 번아웃은 무언가를 활활 불태워 본 사람이 느끼는 상태일 것이다. 나도 최근 번아웃 비슷한 걸 겪은 적이 있다.


내 모든 걸 쏟아부었던 일이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내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았을 때, 피로감보다는 무력감을 느꼈다. 나는 최선을 다한 것 같은데 일은 이미 손 쓸 수 없는 상태가 되었고, 그 상황 속에서 내가 아무런 힘도, 선택권도 갖지 못한다는 걸 깨달았을 때 허탈함과 공허함이 몰려왔다.


하지만 그 일은 혼자 하는 일이 아닌 팀으로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일이었다. 그래서 멈출 수가 없었다. 나에게 감당하기 힘든 스트레스와 부담이었지만, 내가 힘들다고 멈추면 많은 것을 잃게 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버텼다. 매일 아침 눈을 뜨고 해야 할 일들을 했다. 매일이 무너지는 나와의 싸움이었다.


반면, 아무런 연고도 없이 무기력해지는 날이 있다. 이런 날은 두 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고른다. 첫째는 무기력한 상태로 하루를 보내는 것, 둘째는 무기력을 극복하려고 하는 것. '오늘은 무기력한 나로 살래.' 하면 무기력하게 하루를 보내고, '오늘은 무기력하고 싶지 않아.' 하면 의도적으로 움직인다.


나는 나에게 어떤 감정이 야기되었을 때 그것을 억제하거나 억지로 극복하거나 부정하는 대신 정면으로 마주하고 받아들이려고 하는 편이다. 슬프면 그냥 울고, 무기력할 땐 늦게 일어나서 '아~ 오늘 너무 무기력해~' 하면서 집 안을 휘젓고 다닌다. 감정이나 정신과 몸의 상태를 외면하거나 무시하지 않는다. 


극복할지 말지에 대한 선택은 그다음 단계다. 무기력하고 싶지 않다고 느끼는 날엔 가장 사소한 것부터 하려고 한다. 샤워를 한다. 샤워만 해도 상태가 나아진다. 어쩔 땐 카페나 도서관에 내 몸을 던져놓는다. 일단 그 장소에 나를 데려다 놓으면 어떻게든 되겠지 생각하면서. 극복되면 극복되는 거고, 안 되면 '오늘은 날이 아닌가 보다.' 하고 좀 있다가 집에 돌아오면 되니까.


오늘의 질문은 '극복하는 방법'이었지만, 극복하지 않는 것도 선택지에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극복하든 극복하지 않든,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내 선택을 따르면 된다.


#질문있는사람 #질문챌린지 #셀프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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