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나의 바다를 찾아 떠나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노든의 눈을 쳐다보며, 눈으로 그것을 노든에게 말했다. 노든도 그것을 알았다. 우리는 오래도록 서로의 눈을 마주 보았다. 초록색의 지평선 너머로 희미하게 빛이 번져 나가기 시작했다. 다시 날이 밝아 오고 있었다. 노든은 온 힘을 다해 번쩍 일어나서 내 부리에 코를 맞댔다. 작별 인사였다.
나는 노든을 뒤로하고 달리기 시작했다.
노든은 내가 초원을 가로질러 돌 뒤에 숨었다가 다시 자갈밭을 가로질러 나무로 된 울타리를 넘어 저 멀리 사라질 때까지 그렇게 서서 내 뒷모습을 바라봐 주었다.
<긴긴밤. 루리>
코뿔소 노든과 펭귄은 서로를 의지하는 사이였다. 어떤 날은 가족이었고, 어떤 날은 든든한 동료였다. 동물원에서 태어난 펭귄은 한 번도 보지 못한 바다에 가야 했다. 바다를 찾는 여정에 나이 든 코뿔소 노든은 기꺼이 함께 걸어가 주었다. 하지만 펭귄의 바다엔 코뿔소가 살 순 없었다. 그들은 바다를 앞두고 작별을 했다.
펭귄은 코뿔소의 초원을 가로지르고 울타리를 넘어 바다를 향해 달렸다. 그런 펭귄의 뒷모습을 끝까지 바라보던 노든. 그 모습이 언젠가의 내 모습 같아서 눈물이 차올랐던 기억이 난다.
"다녀오겠습니다."
아이가 탄 버스가 사라질 때까지 손을 흔들고 서있다.
"응, 다녀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