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역의 승강장에서, 나는 오래도록 멈춰 있던 내 몸을 이끌고 선다. 표를 손에 들었을 때, 손가락이 여전히 떨렸다. 40년 만에 처음으로, 내가 어딘가로 떠난다. 당신을 향한 방향이 아닌, 완전히 다른 곳으로.
기차는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창밖으로 도시의 끝자락이 흘러가고, 들판이 펼쳐진다.
가을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나는 이제야 눈을 뜬다. 지난 40년 동안 나는 가을을 제대로 본 적이 없었다. 당신과의 그날 오후 5시만 자꾸 떠올랐으니까.
그런데 지금, 창밖의 가을은 달랐다. 그것은 당신의 가을이 아니라, 온전히 나 자신의 가을이었다. 단풍이 이리도 붉을 수 있다니. 이 붉음은 슬픔이 아니라, 마치 생명 자체가 타오르는 것 같은 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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