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이 되면 나는 현장의 끝자리에서 민원인들을 맞이한다. 오전을 담당했던 동료가 나가고 나는 그 자리에 앉는다. 신분증을 내밀고 번호를 받는 사람들. 그들의 얼굴은 대부분 하나하나 같은 표정이다. 무언가를 해결하려는 간절함, 또는 이미 포기한 듯한 피로. 난 그런 표정들을 보면서 그들의 필요를 채워간다
그날도 평범한 오후였다.
창밖으로는 8월의 햇빛이 거리를 데우고 있었다. 사무실 냉방기는 계속 윙윙거리며 울부짖고 있다,
"362번 선생님"
"번호표 받으셨나요?"
그가 번호표를 보여준다. 서른쯤 되어 보인다. 연보라색 셔츠를 입었고, 검정 가방을 어깨에 메고 있었다. 평범했다.
“주세요”
손이 닿는 순간이다.
향기. 그리고 겹쳐오는 순간들
“자긴 맨 날 그 향기만 써 다른 것도 써봐” “ 아이 난 이게 좋아 넌 싫어? 너가 싫으면 바꾸고”
5년 전의 어느 날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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