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이가 시리세요ㅇㅇ
"순망치한. 우크라라는 '입술'이 없으면 모스크바의 '이'가 시려지는 러시아의 입장은 고려 안 함??"
...A라는 남자는 B라는 여자를 너무나 사랑한다. 문제는 이게 짝사랑이라는 거지. B는 A를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다. A가 아무리 들이대도 B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결국 A는 격분한다.
"나를 계속 거부한다면, 나는 B를 강제로 덮쳐서라도 내 여자로 만들고야 말겠어!"
당신은 이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우리는 강제로라도 B를 가져야만 하는 A의 절절한 순애보(???) 입장을 어느 정도 이해해 주어야만 하는가? 그게 맞는가?
이 남자 A의 행태조차도 실재 러시아의 행태에 비하면 그래도 인간적이라 할 수 있는데, '사랑해서'라는 최소한의 명목은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그래봐야 차피 미친 X이지만ㅇㅇ)
하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에게 바라는 건 당연히 '지고지순한 사랑' 따위가 아니다. 순망치한 논리에 입각해 러시아 모스크바를 보호해 주는 남부 방패막이 총알받이 노오예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러시아의 자기 보호 지정학' 운운하며 러시아의 입장을 두둔해 주는 행태들이 특별히 역겨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크라이나는 주권국가가 아님? 주권자가 아닌가? 우크라이나라는 국가와 거기에 살아가는 수천만의 사람들은 오직 "러시아의 총알받이 방패막이가 되어주기 위해" 존재하는 거임? 누가 감히 그 역할을 강제함?
굳이 러시아 입장에서 '그러한 역할자'가 절실하게 필요했다면 사탕과 초콜릿으로 상대의 마음을 얻어내려 노오력을 하시던가요. 이렇게 주먹과 총칼로 들이받는 게 아니라 말이지. "내가 필요하니 너를 강압적으로라도 소유해야겠다!" 이 무슨 강도 인신매매범의 논리란 말인가!
러시아식 순망치한 논리를 납득해주어야 한다면, 20C이후 일어난 무수한 침략들 중 딱히 실드 못 칠만한 게 없어진다. 그 침략들도 "우크라를 침공한 러시아 수준의 명분"은 다들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ㅇㅇ
일본의 한반도 강점(가쓰라 테프트)
독일이 일으킨 두 번의 세계대전
김일성과 한국전쟁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침공/ 중동전쟁과 끝없는 군사적 확장
공산 쿠바를 무력으로 무너뜨리려던 미쿸의 수많은 시도들
러시아와 미쿸의 번갈아가며 아프간 침공
etc...
지겨울 정도로 반복하는 말이지만, 과거의 침략들에 대해서는 강대국의 입장만을 고려한 사악하고 이기적인 행태 운운하며 반전시위 하다가 이번 러시아 침공에 대해서만은 러시아의 자기 보호 지정학 운운 그들의 입장을 이해해 주어야 어쩌고 하는 행태가 역하게 다가오는 이유이다. 사실 '저들'의 논리래봐야 "유장이 가진 광물의 절반을 내어놓지 않았기 때문에 '착한' 유비는 '나쁜' 유장을 침공할 수밖에 없었어요ㅜㅜ" 수준의 억지생떼 투성이라 애써 논박할 가치도 없지만 그래도 하도 거슬리는 부분이 있어 한 번 언급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