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극'을 말하는 이들 조차도 '다극'을 믿지 않는다.
다극체제 : 다양한 강대국들이 각축을 벌이는 국제정치 구도
국제정치를 논하는 장에서 다극체제라는 워딩을 가장 열심히 팔고 다녔던 이는 러시아의 극우 사상가 알렉산드르 두긴이다. 웃기는 건, 정작 그의 사상서에는 다극체제라는 게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극이라는 워딩은 말 그대로 껍데기일 뿐이고, 두긴이 머릿속에 그렸던 체제는 미쿸과 러시아의 신냉전, 철~! 저하게 양극체제였지 결코 '다극'이라는 워딩이 어울리는 세계가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저서 '지정학의 기초'에서 영미를 필두로 한 [사악하고 타락한 LGBT 자유민주주의 '해양세력']과 [독재와 전체주의, 전근대 전통적 가치의 알흠다운 미덕으로 가득한 숭고한 유라시아 '대륙세력'] 간의 위대한 투쟁에 대해 끝도 없이 언급한다. 물론 그 위대한 유라시아 대륙세력을 규합하고 이끄는 선두국가는 러시아여야만 하고 말이다. 자, 사상적 옳고 그름을 떠나 당신이 보기에 이 세계관은 '다극'체제인가? '양극'체제(신냉전)인가?
'다극'이라는 단어는 형편없고 근본은 더 없는 엉터리 프로파간다 용어일 뿐이다.
정작 그 단어를 창시(?)해 써먹는 이들조차도 자신들의 머릿속에선 '다극'을 그리고 있지 않다.
그 단어를 만들어 뿌린 이들이 바라는 세상은 다극이 아니라 다시 미쿸과 러시아에 의해 양분된 세상일 뿐이다.(그저 한 축이 공산주의에서 전체주의 독재 전근대식 전통 보수주의로 교체되었을 뿐이다.)
얼마간은 북중러 레드팀 동맹 간에 균열이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있었더랬다. 물론 이제 현명한 이들이라면 더 이상 그런 기대를 붙들고 있지 않을 것이다. "그들 간에도 균열이 있을 것." "적어도 러시아라면, 더 이상 북중과 오래 함께하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는 세간의 기대가 무색하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북중러 간의 연대는 더더욱 튼튼해지는 중이며, 이제 그들은 틈만 나면 만나모여 "사악한 서방 자유세계의 야욕을 분쇄"하기 위한 진지한 논의를 나누고 있다.
냉전(양극체제)은 영원하다. '다극체제'라는 단어를 유행시킨 이들(러시아 극우세력)조차도 정작 그들 자신은 '다극'을 생각한 적이 없다. 누차 반복해 왔듯 결론은 간단하다. 다극은 없다. 허상이다. 3차 대전이 일어나 전 인류가 멸절되고, 지구가 망하고 우주에 종말이 찾아올 때까지 세상은 미영프 vs 북중러의 양극체제(신냉전)로 진행될 것이며, 우리는 죽어서야 그 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평소 다극이라는 말을 입에 담아 온 이들의 면면을 잘 보라. '사악한 서방세계 vs 숭고한 북중러'라는 이분법적 세계관에 찌들어있는 NL들이 대부분이라는 걸 알 것이다. '다극'을 말하는 그들의 머릿속에는 정작 '다극'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