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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Mar 07. 2022

"사람들이 러시아만 미워해 빼애애애애애애액!!"

이건 '인종차별'이 아니다!

혹자는 사람들이 미국과 서방을 보는 시각과 북중러를 보는 시각이 너무 차이가 난다고 불만을 제기하곤 한다. 더러운 미쿸, 서방 제국주의 침략자들의 만행에는 눈을 감던 이들이 북중러의 잘못에만 열을 올린다고 말한다. 다른 서구 제국주의자들의 침탈에는 침묵하던 자들이 우크라이나에만 열을 올린다고 퍽 억울하게 말한다. 


국제분쟁에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여타 분쟁들에 비해 사람들의 이목을 더 많이 끄는 경향은 분명히 있다고 본다. 이를테면 중동국가들의 쿠르드 침공 땐 국제사회가 이렇게까지 큰 관심을 주지 않았었다. 


하지만 여기엔 그럴 만 한 이유가 있는 게, 일단 우크라전은 지금까지의 여타 분쟁들에 비해 규모면에서 압도적이다. 911 테러 이후 미국이 아프간과 이라크를 같은 시기에 공격했던 이래 가장 거대한 이슈이다. 그리고 서방과 러시아 모두에게 지정학적으로 무척 민감한 지역에서 발생한 전쟁이기에, 여차하면 3차 세계대전까지 확전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가 없다. 



아닌 게 아니라 러시아가 얼마나 많은 '어그로'를 끌고 있는가?! 전황이 마음대로 풀리지 않을 때마다 핵 버튼을 누르네마네 하며 어그로를 전 지구적으로 끌어당기고 있는 중이다.


(이에 비해 정말 냉혹한 이야기지만, 중동 쿠르드족은 완전히 망한다 해도 이로 인해 쿠르드족 이외의 사람들이 받는 실질적인 타격이 거의 없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이러니 당연히 그간의 여타 국제분쟁들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의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무슨 인종차별적 인식이 어쩌고 하는 게 아니라 말이야 이 반미 반서방 피해망상증 환자들아! 막말로 홍차맨이 시리아 내전 때문에 빡쳐서 서방국가들에 핵 쏜다고 설쳤으면 시리아 내전이 지금 우크라 전쟁만큼 이목 받지 못했을 거 같냐? 


그리고 북중러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어쩌고 하는 문제는 말이야.


...


필자에겐 '편을 가리는' 몇 가지 기준이 있다. 직접적인 만행의 강도야 당연히 1차적으로 따지는 거고, 그 외의 기준 말이다. 


일단 필자는 사상적으로 다른 체제보다 서구식 의회 민주정에 더 높은 점수를 부여하는 사람이다. 백성들이 몇몇 훌륭하신 엘리트분들의 선도에 이끌려 따라다니는 그런 체제가 아니라, 어리석고 바보 같은 사람들이 바보 같은 결정을 내리며 그렇게 엎치락뒤치락거리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그런 체제 말이다. 


종종 엘리트주의와 대중주의를 비교하며 언급해 온 부분이지만, 설령 '민주주의 대중들'의 바보 같은 선택에 분노하고 실망하고 또 그렇게 국개론이라는 정치적 욕설을 정줄놓고 내 지르게 될지언정, 큰 틀에서 보면 국가는 결국 그렇게 나아가야만 한다! 이건 거의 평생 동안 지속되어 온 필자의 굳은 정치적 신념이기도 하다.


때문에 국제적 분쟁에 있어서도 '그렇게 엎치락뒤치락해 나아가는 서구식 민주정' 세력을 '똑똑하고 훌륭한 엘리트가 여린 백셩을 보살피는 정치체제'를 가진 세력보다 더 높게 평가해 주는 경향성이 나오는 것이다. 분명히 말하건대, 이 부분에 있어서 필자는 명백하게 "공정하지 않다!"



혹여나 해서 덧붙이자면, 일부 구좌파들은 "서구식 민주정의 실상은 부르쥬아지 독재. 지난세기식 계급독재야 말로 진정한 민주주의"라는 헛소리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


(좌파 철학자 친구 曰 : "지난세기식 공산당 계급 독재가 실패했다는 부분은 명확하다." "서구식 민주정이 인민들에게 주권을 허락해 주는 건 오직 일 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투표날뿐이라 할지라도, 그 '일 년에 한 번'의 기회조차 없는 체제보단 우월하다는 사실만큼은 부정할 수 없다.")


+근데 민주정 세력을 엘리트 독재정 세력보다 높게 쳐 주는 풍조는 필자만 그런 것도 아닐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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