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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Apr 07. 2022

러시아의 건재함

근거없는 낙관론


일전에도 일부 밀덕 유튜버들과 언론들이 우크라이나의 상황을 지나치게 낙관한다며 불만성(?) 글을 적었는데 그 연장선 즘 되는 이야기이다.


한 2주 전부터 모든 스피커들이 '우크라이나의 반격'을 찬양하는 워딩들을 내 보내기 시작했었는데, 실제 그즈음부터 러시아가 명백하게 '공세종말점' 증세를 보였고 우크라이나가 나름 일정 부분 반격의 모습을 보였던 것도 맞다. 그리고 2주가 지난 지금, 결과적으로 원래부터 부실했던 키이우 포함 북부 방면의 러시아군은 명백하게 무너졌다. 모두 국경 너머까지 퇴각.


문제는 '러시아의 원래 목표였던 것으로 사료되는' 동남부 전선에선 여전히 손가락도 까딱하지 못하고 있다는 거겠지.  


러시아의 침공 이후 많이 나왔던 군사적 지적(?)이, 러시아가 군사강국이라 그러는데 우크라가 요새화 하고서 각 잡고 방어하는 도시들은 어케 해 볼 방도가 없더라고ㅇㅇ 근데 지금 이 문제가 우크라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반격한다~반격한다~ 떠드는데 사실 그 반격은 북부 키이우 방면뿐 아니라 동남부 전선에서도 시도되었다. 문제는 러시아군이 공세종말 이후 각 잡고 요새화-방어로 전환한 동남부전선에선 그렇다 할 만한 성과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거지ㅇㅇ


요새화 된 도시를 무너뜨리려면 상대방을 압도하는 절대적 화력 우위, 그리고 도시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모두 잿더미로 만들어버릴 무시무시한 각오가 필요하다. 러시아군은 화력과 '죄의식 없는 파괴'라는 양쪽의 조건을 다 갖추었는데도, 다들 잘 알다시피 요새화 된 우크라의 도시들을 넘어서지 못하거나, 넘어가더라도 어마어마한 출혈을 감당해야만 했지. 결국 그렇게 동남부만을 석권하고서 공세종말에 이르렀다.


그런데 우크라는 화력면에서도 여전히 열세이며, 지금 점령된 도시들이 사실상 '자신들의' 도시이기 때문이기 때문에 러시아 마인드로 무차별 학살 포격을 퍼붓기도 힘들다. 이 점에서, 슬프게도 나는 우크라의 동남부 자력 탈환 가능성을 굉장히 회의적으로 본다.


아직까지도 마리우폴이 완전히 함락되지 않은 거 자체는, 이젠 초자연적 현상이라고밖엔 표현할 방법이 없지만(나치의 정신력ㄷㄷㄷ) 남은 이들도 거진 잔당 수준이기 때문에 큰 의미가 있을 걸로 보이진 않는다.


그냥 우크라가 군사강국 러시아를 상대로 수도 일대를 지켰다는 자체만으로도 그냥 기적이라고 보아야지.


... 



그리고 제재는 결코 만능이 아니다. 경제제재라고 백날천날 떠들어봐야 결국 무역을 틀어막는 건데, 러시아는 최악의 경우 모~든 무역을 철회하고 99% 내수경제로 전환해도 그 나름 생존이 가능한 나라이다. 


'경제 완전 내수화-홀로서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가장 필수적인 1차 산업(식량과 자원)의 자력 충당 가능성인데 러시아는 이 조건이 충족된다. 그저 외국의 고기술 사치품들을 들일 수 없게 되는 불편함 즘은 있겠으나 이 역시도 러시아의 기술력으로 일정 부분 커버가 가능하다.


정히 무역으로 큰 피해를 주고자 한다면 러시아의 가스/석유를 완전 차단시켜야 하는데 반복하는 말이지만 이건 정말 서방 입장에서도 '같이 죽자'가 될 판이기 때문에 강하게 밀어붙이지도 못하지.


그리고 누차 반복하는 말이지만 설령 민중 차원에서 삶의 충격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이런 반 서방세계 권위주의 국가들은 서방 자유민주국가들과 달리 그러한 민중들의 고통이 정치권력까지 영향을 줄 수 없거나, 설령 가능하다 해도 극도로 오래 걸리도록 설계(?)되어있다. 막말로 부카니스탄을 보라! 제재로 인민들 하루 한 끼 먹고 다 영양실조로 해까닥 하건 말건 조까라마시신 개쌍 마이웨이 미사일 뻥뻥 굴러가잖아? 그런 거라고. 반복하는 말이지만 권위주의 전체주의 파쇼 체제가 이래서 X 같은 거라고ㅇㅇ


또한 서방의 제재가 너무 남발되다 보면 제재를 당한 왕따 불량국가들이 저들끼리의 경제블록을 형성해버리는 결과가 이어지기도 한다. 러샤 쭝궈 이란 부칸 시랴 etc..


왕따의 오류. 이넘 저넘 맘에 안 든다고 다 왕따 시켜 버리면 종국에 내가 왕따로 남고 정작 나한테 왕따 당한 애들은 즈들끼리 친하게 지내면서 잘 먹고 잘살게 되지. 나폴레옹 대륙 봉쇄령도 좀 비슷한 개념이 되겠는데 지금 이 현상이 서방에게 제재를 당한 '불량국가들' 세계에서 실제로 나타나는 중. 제재 남발의 결과로 '불량국가들'을 아우르는 거대한 경제블록이 형성되고 중국이 그 주도권을 쥐게 될 판이다. 


이래저래 참 씁쓸한 이야기밖에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이세환 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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