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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Mar 09. 2023

어제 윤석열 대일합의 글에 이어서..

"65년 조약으로 이미 해결되었다."라는 입장이 패배선언이다.

지난 글 : https://brunch.co.kr/@pmsehwan/734


"65년 '한일기본조약'으로 이미 해결되었으므로 문제 될 거 없다."


두서없이 적어보겠다.


65년 박정희 때 이루어진 한일기본조약은 이래저래 잡음이 많았다. 36년간 압제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맞냐는 거지. 때문에 이 조약을 최대한 폄하(?)시키는 것이 65년 이래 역대 한국 정부 대일외교 최대의 방침이었다.


"65년의 조약이 이러저러한 부분에 대한 책임까지 모두 합의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반대로 "65년 조약으로 이미 일본은 식민지배에 대한 모든 책임을 씻어냈(?)음으로, 한국은 더 이상 일본에 대해 사죄나 배상을 요구해선 안된다."라는 게 일본 측의 오랜 방침이었고 말이야. 때문에 한일이 어떤 협상 테이블에 앉았건, 일본은 일단 "65년 조약으로 끝!"부터 외치고 보았고, 한국은 "그걸로 완료되었다고 보기 어려움!"부터 반사적으로 지르고 보았다. 그렇게 살았던 게 지난 반백년 되시겠다.


일본 측은 65년 이후 추가 책임은 존재할 수 없음을, 한국은 그것으로 충분할 수 없음을 주장하며 여기서 누구 쪽으로 무게추가 기우느냐로 승패를 논하는 그런 반백년의 외교싸움이 지금까지 이어져왔지ㅇㅇ


그런 의미에서, 문재인이 찢어버린 박근혜-아베의 위안부 합의는 사실 아쉬운 부분이 많아. 그 비용이 충분하건 부족하건 건에 가장 중요한 건, '일본이 배상하고 책임질 부분이 더 남아있다."라는 '논리'가 관철된 안이었으니까. 이를 수락함으로써 일본은 "65년 합의로 모든 것을 종결한다."라는 오랜 논지를 더 이상 지킬 수 없음을 인정한 게 되어 버렸거든. 하지만, 그 '합의'는 찢겨버리고야 말았다. 



이로써 한일논의는 다시금 평행선으로 돌아오게 되었고ㅇㅇ


위안부 합의를 폐기한 문 정부는 강제징용 피해자 개개인들에 대한 일본 기업의 배상책임을 들고 나와 다시 싸움을 시작했지. 당연히 "65년 합의로 이 부분이 관철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라는, 지난 수 십 년간 고수해 왔던 '그 입장'으로 말이지. 이에 대한 한국 대법원의 입장표명도 올려서 말이야.


이러한 행보가 지나치게 무모했건 어쨌건, '우리'는 그렇게 나아갔다고ㅇㅇ 그런데 지금 그걸 지금 정부가 다 엎어버린 거고.


"65년 합의로 이 부분에 대한 일본의 책임은 모두 종결되었기 때문에 한국 측은 더 이상의 문제제기를 하지 않겠다!"


... 지난 수십 년간, 한국 정부가 그토록 부정하고 싶어 했고, 일본은 그토록 관철시키고 싶어 했던 '그 총론'을 한국 정부가 그냥 덥석 받아버린 거ㅇㅇ 이해가 될는지 모르겠는데, 일본정부가 아니라 한국정부가 이걸 '공식'인정했다는 건 진짜 엄청난 일인 거야! 좋은 쪽으로 말고 안 좋은 쪽으로 말이지! 일본은 이제 앞으로도 이 부분을 끝까지 물고 늘어질 거야. 느그 정부도 인정했다! 65년 합의는 '충분히 충분했'다!



그럼 지난 수년에서 수십 년 동안 "65년 합의가 이런 부분까지 만족시킨다고 보기 어렵다!"라면서 싸움을 진행해 온 역사는 다 뭐가 되지? 한국 정부가 그냥 이유 없이 시비를 걸어왔던 건가?


이거 내 준거만 해도 뼈를 내준 건데 우리는 그래서 뭘 받아왔냐? 한일관계 복원시키라 그랬지 누가 협상카드들을 무신 뒷간에 요강 비우듯 시원~하게 다 비우고 오라 그랬냐?


그래서 말하는 거야! 일본을 상대로 우리의 입장을 관철시킬 자신이 없었으면 그냥 보류를 하고 다른 이야기나 하다고 올 것이지 왜 협상카드들을 그렇게 멋대로 다 내다 버리고 오는 건데?




지난번 방송에서 수천수만 페미궁병대한테 찐따 조리돌림을 좀 당했어도 저쪽에 내어준 게 없다. 비동간은 팩트체크 해 보겠다 했고 성범죄를 누가 저질렀건 남성 전반에 대해 가해자성을 입혀선 안된다고 했지. 반면 저 쪽에선 리얼돌 받아버렸고 말이야. 그게 아니꼬왔는지 뒤에서 역겹네 더럽네 이상한 말이 좀 나왔지만 어쨌든 둥ㅇㅇ


그런데 만약 이런 상황을 가정해 보자. 페미 궁병대한테 두들겨 맞다가 멘탈 나간 박세환이 

비동간 찬성

리얼돌은 더럽고 역겨움으로 폐기하는 게 옳다! 

야동은 더럽고 불결하다.

한남들이 성범죄를 많이 저질렀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싸 잡혀서 까여도 할 말 없다.


이렇게 다 내주고 와서 "여남간의 화합을 위해 불가피했던 대승적 용단이었다!" 이랬으믄 어땠을까? 지금 이렇게 글 쓰면서 떠들지도 못했겠죠?

이젠 좀 감이 오십니까? 일본 정부가 아닌 한쿸 정부가 이제 와서 "65년 합의로 충분히 해결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이러고 돌아왔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그래놓고 한일 관계의 발전을 위해 불가피한 대승적 용단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저 아랫글엔 내가 잘못 적은 부분이 있음에 오류정정을 좀 해야 할 듯하다. "논리적 정합성이 빻았다!"라고 깠는데, 사실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윤석열 정부의 최근 대일 합의는 '일본 정부가 요구해 온' 논리적 정합성에 완벽하게 부합하기 때문이다.




아, 민주진보들한테도 한 마디 해 두자면, 이거 정권 바뀐 다음에 또 뒤집을 생각 같은 건 하지 말자.. 이미 '너무 많이' 뒤집혀 왔다. 여기서 또 뒤집으면 국가 신용도에 타격가고 불량국가로 낙인찍히기 딱 좋다. 그래서 이번 판이 특별히 치명적이라는 거고. 이젠 못 뒤집어. 이걸로 끝인 거야.


뭐? 저짝정권이지 이짝정권 아니니까 상관없다고요? 국제사회에 그런 건 없습니다. 그냥 한쿸 정부가 합의본 거 한쿸 정부가 또 뒤집었다, 이렇게밖에 안돼요. 여러분들은 역사에 나온 국가 간의 저명한 조약들이 그 나라 어느 정권 때 수립되었는지 다 기억하십니까? 넵, 그런 건 없어요. 저짝정권이 했건 이짝정권이 했건 '한쿸'이라는 이름으로 도장 찍었으면 그냥 끝인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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