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기 수십 년을 거치며 지속된 오던 전통적인 좌 vs 우 대립도식이 전 세계 대안우파 현상을 통해 크게 바뀌고 있다는 말을 종종 해왔더랬다. 이를테면 그간 극좌로 분류된 오던 스탈린주의 구좌파 반미주의자들과 극우로 분류된 오던 기독교 전통주의자들이 '반미 친러 푸틴 권위주의'라는 새로운 타협점 하에 점차 하나의 세력으로 뭉치려는 시도가 제1세계 정치시장에서 꾸준히 진행 중이다.
이젠 어쭙잖게 제1세계로 분류된다는 한국에서도 이 같은 시도가 있기는 했다. 이를테면 유튜버 박상후가 대표적인데 이 사람은 탄핵반대 산업화세대 박근혜 열혈지지자 출신으로 우크라 전쟁이 터지자 '박정희의 정신적 후계자' 푸틴과 그의 러시아를 열렬히 찬양하며 구좌파 NL 반미주의자들과의 접점을 늘려나갔다. 하지만 이런 류의 정치실험은, 적어도 한국에서는 이제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용산 주정뱅이의 정신 나간 난동이 상황을 완전히 바꾸어놓았다.
누차 반복하는 이야기지만 이 땅의 올드 우파들은 죽었다 깨나도 반페미 반피씨 못한다. 이런 이들이 미친 계엄난동 이후 극수세에 몰렸고, 결국 자신들이 살기 위해 불가피하게 '반미주의자들'을 적대시하던 전통적 노선에 더욱 천착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들은 만만한 NL을 처 패며 어떻게 해서건 북중러와 엮어 대규모 공안정국을 조성하려 들 텐데, 탄핵에 찬성하는 연예인들을 반미주의자로 엮어 미국 CIA에 열심히 신고밖고 있는 모습들은 이들의 이러한 입장을 잘 보여준다 하겠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반미 NL들 또한 자신들이 살기 위해서라도 그러한 개신교 우익들을 정신 나간 반동 수구 적폐로 몰아붙이는 전통적인 수사에 더욱 집착할 수밖에 없다.
일각의 NL들 중심으로 한국에 반미 친러 민족주의 극우를 조직하려던 움직임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 프로젝트는 완전히 파탄나서 백지화되고 쓰레기통 시궁창에 처박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은 채 쓸쓸하게 잊히겠지. 완벽하게 실패한 기획이 된 것인데, 이거 참 유감이다.
이제 NL들은 죽으나 사나 전통적 노선에 따라 페미 피씨 리버럴들이랑 '같은 좌파' 놀이나 해야 할 것이다.
독일의 그 저명한 자라 바겐크네히트처럼 "나는 좌파지만 반미 친러할 거고 이를 위해 불가피하게 페미 피씨는 좀 버리겠다." 이런 행보는, 적어도 한국 좌파에서는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