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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포형제맘 Dec 15. 2023

책의 바다에 빠지게 한 도서관

비로소 도서관을 활용하게 되다

 아이가 요즘 집에 들어오자마자 옷도 벗지 못하고 책부터 펼친다. 틈만 나면 책을 들고 소파에 앉아, 독서대 앞에 놓고 책을 읽는다. 도서관에서 책을 많이 빌려오면서 바뀐 우리 집 풍경이다. 원래부터 집에 책이 많았고 틈틈이 읽어주려고 노력했지만 엄마에게 읽어달라고 가져오지 않고 스스로 찾아보게 된 것은 도서관의 힘이 크다.      


 첫째가 유치원 때까지만 해도 도서관에 가끔 데려가 본 적은 있지만 주기적으로 도서관을 가지는 않았다. 가면 두 아이가 장난치지 못하게 하는 것도 힘들었고, 결국 내가 읽어주어야 하기에 목 아프고 지쳤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혼자 가서 책가방에 메고 올 수 있는 만큼만 빌려 오곤 했다. 그때는 10권 정도만 빌려오니 하루 이틀 사이 읽으면 별로 찾지 않았었다.  

   

 그런데 첫째가 1학년이 되었는데도 엄마한테만 읽어달라고 하니 어떻게 읽기 독립을 시킬지 고민이 되었다. 주변에서 스스로 책을 고르게 해야 한다고 하여 이제야 아이 도서관 카드를 만들어서 빌려왔다. 도서관 카드 만드는 것이 왜 그렇게 발걸음이 안 떨어지던지.. 자란다 수업 중에 도서관 함께 가기가 있어 아이가 선생님과 수업하는 동안 한 시간 동안 낑낑 대며 두 아이 카드를 만들었다. 그 기회가 아니었다면 더 미루지 않았었을까 싶다. 무엇이든 계기가 딱 필요하다.

우리는 다둥이라 한 명이 10권을 빌릴 수 있고 가족을 합치면 한 도서관에서 40권을 빌릴 수 있다. 다른 도서관에서 빌린 것도 가능해 80권을 빌린 날도 있었다. 그렇게 여러 책을 빌려오니 말 그대로 아이들이 책의 바다에 빠져버렸다. 집에 있으면 그 책들을 보느라 정신이 없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집에 있는 책 이외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분야도 알게 되고 글밥의 수준도 높일 수 있게 되었다.     


 집 근처에는 걸어서 10분 정도의 작은 도서관이 있다. 책이 다양하지는 않지만 아직까지 아이들이 볼 책들은 괜찮고 아늑한 분위기가 좋다. 그리고 시립도서관에서 빌린 책들도 반납이 가능하여 거의 매주 가고 있다. 또, 도서관에서 연계수업을 들으면 그것이 계기가 되어 책을 빌리러 가게 된다. 한 명이 수업을 들으면 한 명에게 집중하여 책을 고르고 읽어 줄 수 있어 좋다.     


 육아서를 읽으면 저자마다 의견도, 키운 방식도 다르다. 어떤 저자는 도서관은 한 번도 가지 않고 책을 모두 구입해서 읽어주었다 하고 어떤 저자는 형편이 좋지 않아 책을 사기보다는 도서관을 부지런히 다녔다고 한다. 각자의 상황과 아이의 성향이 다르니 자신의 가정에 맞는 방식을 택하면 된다. 내 입장에서는 둘 다 병행하는 것이 최고라는 생각이다. 집에 볼 책도 많아야 하지만 도서관을 가서 책을 빌려 옴으로써 아이들이 다양하게 읽을 수 있고 책의 재미에 빠질 수 있다. 집에 있는 책만 읽으면 다양한 책을 접하기 어렵고 도서관에서 빌리기만 하면 소장하고 꾸준히 볼 책이 없고 단편적인 지식으로만 끝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도서관에서는 창작책을 빌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창작책은 아무래도 아이들이 한두 번 보면 잘 보지 않는다. 예전에는 골고루 읽히고 싶어 중고로 낱권들을 구입했는데 모이면 그것들도 큰돈이 든다. 그런데 막상 몇 번 읽으면 읽지 않아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도서관을 이용하면 그 점이 편하다. 하지만 지식책은 도서관보다는 전집을 구입하는 게 더 좋다는 의견이다. 지식은 도서관에서 한꺼번에 빌려오기가 쉽지 않고 부분만 읽으면 전체적으로 훑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도서관에서 빌려온 창작책과 집에 있는 지식 전집을 골고루 읽어주는 게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     

 


 사실 아이들과 도서관을 주기적으로 가는 게 쉽지는 않다. 도서관 수업이나 행사를 이용해 재미를 느끼게 하며 도서관과 친해지게 하면 좋을 듯하다. 책을 주기적으로 바꾸어 주어 흥미를 유지시키고 책은 정말 재미있다는 인식을 심어주어야 한다. 이번 주말에도 비가 온다고 하는데 아이들과 도서관을 가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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