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고 생각해 보게 된 영아 시기의 문화센터 장, 단점
먼저 영아시기에 문화센터를 다니면 생기는 장점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첫째, 아이가 다양한 재료를 접해 볼 수가 있다. 나는 주로 오감놀이 수업을 들어서 미꾸라지, 다양한 곡식 등 집에서 제공해 주기에는 한계가 있는 재료들을 아이가 접해 볼 수 있었다. 재료를 구하는 것을 떠나서 집에서 하면 정리가 어려워 선뜻 꺼내주기 어려운 재료도 문화센터에서는 걱정 없이 아기가 자유롭게 놀 수가 있었다.
둘째, 예쁜 사진을 많이 남길 수 있다. 아무래도 집이나 잠깐 외출해서 사진을 찍으면 비슷한 사진밖에 찍게 되지 않는다. 그런데 문화센터 가면 다양한 소품들을 많이 주신다. 너무 귀여워서 그 시기에만 남길 수 있는 사진을 찍고 나중에도 소중한 추억이 된다. 물론 예쁜 사진을 건지기 위해 엄마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말이다.
셋째, 친목도모로 엄마의 기분전환이 된다. 집에서 말 통하지 않는 아기랑 둘만 지내면 우울해지기 쉽다. 그런데 문화센터에 가면 비슷한 시기의 아기를 키우는 엄마들이 많아서 육아정보도 나누고 대화하며 기분전환이 된다. 친해지면 따로 만나기도 하고 키즈카페도 가면서 힘들기만 한 하루의 에너지가 되기도 한다.
넷째, 선생님의 상호작용을 배울 수가 있다. 문화센터를 오래 다니면 선생님이 아기와 하는 상호작용, 재료를 제공하는 방법 등을 보니 익숙해진다. 코로나로 가정보육을 할 때 나는 이 도움을 많이 받았다. 아이들과 쌀을 꺼내 오감놀이를 해 주면서도 문화센터에서 선생님이 하나씩 도구를 추가해 주었던 방식, 상호작용하던 것들이 떠올라 아이에게 활용했었다.
이러한 장점이 있으나 단점도 있다.
첫째, 아이의 컨디션을 맞추기가 어렵다. 주로 문화센터 다닐 때의 아기들은 수면시간, 수유시간 등이 들쑥날쑥이다. 똑게육아 등으로 아이를 맞추었다고 해도 그날 컨디션이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가 있다. 그러나 문화센터 시간은 정해져 있기에 그 시간에 맞추어 아이를 재우거나 수유를 해야 하기에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문화센터에서도 잠 때를 놓쳐 칭얼거리는 아이도 있고 왔다 갔다 하느라 수업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아기도 많다.
둘째, 엄마의 체력이 많이 소모된다. 문화센터에 아기를 혼자 데리고 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가기 전부터 아이의 컨디션 최상을 위해 노력해야 하고 또 짐을 여러 가지 싸 가지고 가야 한다. 운전을 하든, 걸어가든 아기를 데리고 나가는 것 자체도 힘들다. 문화센터 가서는 여러 재료로 아기가 잘 놀게 유도해주어야 하고 사진 찍기도 바쁘다. 그렇게 수업하나를 듣고 오면 녹다운되었던 기억이 난다.
셋째, 비교대상이 생긴다. 집에서 내 아기만 보았을 때는 그런대로 잘 지내다가 문화센터 가서 여러 아기와 엄마를 보면 비교가 안 될 수가 없다. 어떤 아기는 빨리 걷는다던지, 말을 하면 왜 우리 아기는 느린지 걱정이 된다. 또 나보다 나은 환경에서 아기를 키우는 엄마를 보면 자존감이 낮아진다. 친목도모도 좋지만 이러한 점은 오히려 육아하는데 방해가 된다.
코로나 시기가 아니었다면 이런 문화센터에 대해서 생각해 볼 기회는 없었을 것이다. 가정보육을 하면서 기관을 가지 않으니 나라도 이런저런 놀이를 해 주어야 했다. 마음먹기가 힘들지 막상 하면 그리 어렵지가 않다. 오히려 오고 가는 시간 빼앗기지 않고, 다른 사람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놀아서 엄마에게도 아이에게도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다. 다시 아기를 키운다면 그때처럼 문화센터를 꼭 가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지 않을 것 같다. 오히려 공원이나 놀이터로 산책을 더 많이 갈 것 같다. 친목도모와 아이의 경험을 위해 하나 정도는 들어도 좋으나 내가 했던 대로 너무 여러 개 듣는 것은 엄마도 힘들고 아이에게도 큰 영향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