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3주, 엄마와 원장 사이에서 보냈다

겨울방학이 벌써 두려운 건 기분 탓이겠지?

by 포비포노

올여름은 아이들과 함께한 3주간의 방학이었다.


아이들이 유치원에 다닐 때에는 스케줄이 같아서 계획을 세우는 게 수월했는데, 초등학생이 되고 나니 학원 일정이 달라 각자 따로 스케줄을 짜야했다. 내가 공부방 수업까지 하다 보니 매일 계획을 세우는 것 자체가 일이 되었다.


아이들이 그저 시간을 보내는 걸 좋아하지 않는 나는 오전마다 꼭 어디든 데려가려고 애썼다. 그래서 하루하루가 늘 분주하게 흘러갔다. 방학이 며칠 남지 않은 지금은 개학이 무척 기다려졌다.




방학의 가장 큰 공포는 세끼 식사를 집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요리에 서툰 나에게 매일 다른 메뉴를 준비하는 일은 큰 부담이었다.


아이들이 매운 음식과 채소를 잘 먹지 않아서 메뉴도 늘 비슷해졌다. 그래서 아침, 저녁은 밥을 차려주고 점심은 사 먹거나 간단히 해결하는 날이 많았다.


먹거리가 중요하다는 걸 알면서도 현실적으로 매 끼 신경 쓰기란 쉽지 않았다. ‘돈을 많이 벌어서 좋은 재료를 아낌없이 사주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커졌다. 김승호 회장이 『돈의 속성』에서 말했던 “먹는 것에는 아끼지 않는다”는 말이 자꾸 떠올랐다. 겨우 3주였는데도 이렇게 힘들었으니, 두 달짜리 겨울방학은 벌써부터 걱정이 되었다.


이번 방학은 공부방 수업까지 병행하면서 더 정신없었다. 전날이면 다음 날 수업 준비와 아이들 스케줄을 동시에 고민하며 매일 계획을 세웠다.


또 내가 참여한 ‘골목학원 나비 프로젝트’를 하느라 하루를 더 촘촘하게 보냈다. 미션 인증을 위해 매일 글을 쓰고, 책을 읽고, 감사일기를 쓰고, 운동도 빠뜨리지 않았다.


여행으로 빠지는 학생들에게 보강 수업을 하면서 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매일 수업을 듣는 계기를 만들기도 했다. 엄마가 아니었다면 이렇게 하루를 열심히 보내지 않았을 것이다. 아이들을 챙기면서도 중간중간 나만의 미션을 꾸준히 수행했다.


오전에는 아이들과 체험활동을 다녔다. 유치원 때는 거의 매일 나갔지만, 이번에는 욕심을 내려놓고 두세 번 정도만 다녔다. 시흥 해양생태과학관, 시립박물관과 곤충·파충류 체험전, 북서울미술관과 불암산까지 함께했다. 나는 아이들이 경험을 통해 배우는 걸 중요하게 생각했다.


방학을 보내며 ‘아직은 엄마로서의 삶에 더 기울어져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겨울방학에는 특강도 진행하고 학생도 더 늘려서 원장으로서의 삶에 조금 더 집중하고 싶다.




이번 2주는 아이들과 씨름하느라 힘들었지만, 그래서 더 개학이 기다려졌다. 동시에 겨울방학은 두렵지만 기대도 되었다. 그때는 내 아이들을 특강에 보내고, 학생들에게 더 신경을 쓸 계획이다.


엄마로서, 또 원장으로서 최선을 다해 여름방학을 보낸 나를 스스로 칭찬했다. 늘 최선을 다하는 나는 반드시 성공할 거라는 긍정의 믿음을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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