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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놀이로 한글을 시작해 보자

글자를 처음 접하는 아이들에게 좋은 놀이들

by 포포형제맘 Jul 18. 2023

 "난, 아이가 관심 있을 때 한글 시킬 거야." "난, 아이가 놀면서 자랐으면 좋겠어."라고 늘 말하고 다니면서도 아이가 유치원에 다니니 한글 걱정이 시작되었던 것 같다. 나름 그 걱정과 놀이를 연결 지어 한글놀이를 많이 해 주었다. 그래도 5세 때는 단순히 놀이로 끝났다면 6세 때는 자기가 읽어보려 하기도 하고 모르는 건 물어보고 달랐었다. 내가 아이들과 했던 한글놀이를 공유해보려 한다. 한글놀이지만 지나고 보면 아이와 즐거운 추억 쌓고 엄마와 웃으며 행복했던 기억이 더 많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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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아했던 놀이는 파리채로 단어 치기다. 포스트잍에 좋아하는 곤충과 바다동물을 써 주고 엄마가 말하는 것을 치도록 했다. 곤충 할 때는 이충은 그대로 두고 해충은 파리채로 쳐서 구기더니 휴지통에 버리며 신나는 놀이로 되었었다. 붙여놓고 다음 날 뭐냐고 물어보니 자연스럽게 글자 노출이 되었었다. 

 포장재 터뜨리기도 재미있었다. 택배올 때 물건 보호하기 위해 공기 있는 포장재가 온다. 그 위에 한글을 써서 터뜨리기도 해 보았다. 나름 옆에 글자카드도 붙여주었지만 안타깝게도 글자에는 관심이 없고 보자마자 터뜨리기 바빴던 놀이였다. 너희들만 즐거웠지란 생각으로 마음 편히 놀게 했다. 발로도 밟고 주먹으로 치며 스트레스 날려 버린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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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장난감을 이용해서 과일과 채소 글자 매칭하기도 했었다. 내가 포스트잍에 쓴 글자를 책상에 쭉 먼저 붙이고 해당하는 과일과 채소를 가져오라고 했다. 직접 보는 앞에서 글자를 써주며 익숙해지게 했다. 그리고 글자밟기와 연결했는데 간단하지만 신나게 했던 놀이였다. 역시 직접 몸을 움직이면서 하는 건 언제나 효과만점이다. 아이가 어느 단어를 알고 모르는지 확인할 수 있어서 엄마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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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참고해 컵에 물 따르기도 했었다. 마스킹테이프로 한글을 쓴 뒤 주사위와 물컵에 붙인다. 주사위를 굴려서 나온 글자만큼 물을 따라 주는 것이다. 헷갈려할 줄 알았는데 잘 찾았던 기억이 있다. 아이들은 또 물을 이용한 놀이는 언제든 성공이다. 잠시 하고 자유롭게 도구를 이용해 물을 옮기는 놀이를 하며 끝냈다. 

한글요가도 하면서 스트레칭도 하는 효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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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대한 익히는 한글놀이도 했었다. 아이들은 자신과 관련 있는 것부터 알아가는 게 좋기 때문이다. 몸 부분을 써서 직접 붙여주었는데 장난으로 끝나긴 했다. 원래는 서로의 몸에 붙여가며 글자를 익히기를 바랐으나 늘 엄마 뜻대로 되지 않는 놀이였다. 전지에 대고 몸도 그려주었다. 이것도 늘 빵빵 터지는 놀이 중 하나다. 이때, 둘째가 심장과 뇌에 관심이 많아서 그리자마자 심장과 뇌를 그려달라고 했다. 그림 못 그리는 엄마가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있다. 첫째는 그림을 다 그리고 빨간색으로 점을 찍길래 뭐냐고 물었더니 적혈구라고 했다. 백혈구도 그려주고 혈관까지 쭉 그려주어 기특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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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말잇기를 글자와 연결 지어서도 해 보았다. 유치원에서 "끝말잇기송"을 배웠다며 자주 부르길래 글자와도 연결시켜서 한 것이었다. 첫 번째는 역시 포스트잍으로 아이와 말하며 단어를 쓰고 스스로 붙이게 했다. 그리고 큰 전지에 엄마와 끝말잇기를 하며 글자 하나씩 써 보게 유도하였다. 아이는 학습적으로 하면 지루하고 싫어하는데 이렇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나 게임으로 유도하면 재미있어한다. 


이렇게 모아보니 참 여러 가지 놀이를 했었다. 사실 1학년 입학한 첫째가 아직도 완전한 읽기 독립이 되지 않았다. 읽기 독립이란 글자만 읽는 것이 아니라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까지를 말한다. 그러면서 가장 후회되는 부분이 저런 놀이들이 1회성으로 끝나고 아이가 진정으로 깨치는 데 내가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조금 더 빨리 깨우치게 했다면 읽기 독립이 더 빠르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유치원 시기에는 재미있게 놀이를 하면 자연스레 터득하며 깨치지 않을까 했었다. 하지만 키우고 보니 내 아이는 활동적 학습자여서 글자가 느렸고, 이런 놀이들이 재미로 끝난 케이스가 되었다. 완전히 깨우치는데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1회성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목표 단어를 반복해주었어야 했다. 


하지만 그것이 말은 쉽지만 엄마가 무엇을 목표로 세워서 깨우칠 때까지 한다는 것은 어렵다.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고 해도 내가 반복해서 깨우칠 때까지 했을까 싶다. 지금처럼 아이가 관심 있을 때까지 기다리며 천천히 갔을 것 같다. 그래도 저 놀이를 한 시간들이 헛되지 않았을 것이다. 글자를 읽기까지 기간이 길었지만 노출의 경험이 되었을 거고 엄마와의 소중한 추억을 만들었을 거라 생각한다. 


어떤 것을 하든 내 아이의 성향을 파악하고 그에 맞게 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외부 선생님의 도움을 받으며 밸런스를 유지할 수는 있지만,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엄마가 제일 잘 알기 때문에 오늘도 아이를 잘 관찰하고 맞는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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