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닉스가 정말 영어의 시작일까?

영어의 시작은 충분히 듣고 그 언어에 익숙해지는 것이 먼저다

by popo

언제부터인가 영어를 시작할 때는 파닉스부터 해야 하는 분위기이다. 또 학원을 입학하기 위해서 그 아이의 영어실력을 판단하는 기준도 파닉스가 되었다. 우리가 배울 때는 알지도 못했던 “파닉스”를 지금은 왜 중요시하게 된 것일까?


파닉스란 문자와 소리가 갖는 규칙적인 관계를 바탕으로 읽기와 쓰기를 가르치는 방법이다. 주로 알파벳을 한 번씩 익힌 뒤 단모음, 장모음, 이중모음, 이중자음 등으로 넘어가게 된다.

나도 딱히 파닉스를 배운 적이 없지만 영유 1년 차에 아이들을 가르치는 파닉스 교재를 보고 파악하게 되었다. 언제부터 우리가 학교 다닐 때는 알지 못했던 이런 파닉스가 중요하게 되었나 생각을 해 보면 영어 사교육의 시장이 커지면서가 아닐까 싶다. 파닉스는 읽기의 기초로 알파벳의 음가를 익히면 아이들이 글자를 조합해서 어느 정도 읽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 그러니 단기간에 학습의 효과를 보일 수가 있고 아이가 영어를 읽을 수 있으니 학부모들은 만족하게 된다.




그럼 내가 영어를 배울 때는 어땠지를 생각해 보면 파닉스로 꼭 시작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이 대강 나온다. 나는 중학교 입학 전에 알파벳을 배웠지만 교과서나 문제집으로 텍스트를 많이 접하다 보니 자연스레 영어 읽기를 파악했었다. 그러니 파닉스를 알아놓으면 도움은 당연히 되겠지만 필수로 해야 한다거나 영어의 시작점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코로나로 5세 때는 가정보육을 하고 6세에 유치원에 간 첫째가 영어시간에 배운 파닉스가 재미있었나 보다. 집에서 “ 애애~ 브브” 하면서 파닉스에 관심을 보이길래 나는 이때다 싶어 간단한 놀이들을 해 주었었다. 육아를 하는 엄마들은 알겠지만 아이와 하다 보면 체계적으로 반복이 어렵다. 생각나면 가끔 해 주고 또 한 동안 하지 않았었다. 입학을 앞두고 다시 해 볼까 했더니 아이는 6세 때 했던 걸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아이가 준비되지 않았다면 미리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SE-5f33cfaf-ea35-11ec-b3ec-310e9cb83a8b.jpg 알파벳 익히기


또, e를 보면서 "magic e"라는 표현을 했다. 그러나 그 e가 단어 뒤에 나오면 소리가 달라진다는 장모음의 내용은 알지 못했다. 내가 그에 대한 내용을 아니 설명해 주어서 알게 되었다. 이걸 보아도 어느 정도 놀이로 접하는 단계는 이 시기에 할 수 있으나 체계적으로 소리를 결합하여 읽게 하는 것은 아이의 발달상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


그럼 파닉스를 어떻게 해야 할까? 내 생각에는 관심 있어하는 아이들은 학습적으로 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노출해 주는 건 좋다고 생각한다. 우리 둘째는 영어와 문자에 관심이 많아 스스로 영어단어를 써 달라고 한다거나 유치원에서 배운 내용을 발음하며 자주 물어본다. 이럴 경우 아이가 관심 있어하는 내용을 알려주며 접하게 하거나 간단한 놀이를 활용해서 파닉스를 알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첫째의 경우를 보면 한글이나 문자에 느리기 때문에 파닉스를 미리 했어도 그다지 효과가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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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간단히 한 파닉스 놀이들

유아가 영어를 하는 데 파닉스는 많이 중요하지 않음에도 우리나라에서는 파닉스가 너무 강조되고 있다. 영어를 학습이 아니라 하나의 언어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영상이나 책으로 충분히 듣고 노출이 되는 게 먼저다. 때가 되면 많이 듣고 본 것을 통해 머릿속에 우연적으로 파닉스 지식이 바탕이 되어 영어책을 혼자서도 읽기 시작한다. 한글책 읽기가 충분히 되지 않아 모국어 실력이 부족하고 영어의 문장에 익숙하지 않은데 파닉스 규칙만으로 영어책을 읽는다고 해서 그것이 아이에게 의미 있게 남지 않을 것이다.




영어의 시작을 파닉스로 하거나 일반 학원의 과정처럼 3개월, 6개월의 시간을 많이 들여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충분히 보고 들으면 자연스레 익힐 수 있다. 영어에 대한 감이 생겼을 때 하면 짧은 시간 안에 간단하게 배울 수가 있다.

영어는 언어이기에 오랫동안 해야 하고 문자만이 아니라 문화, 내용등 다양하게 알아야 한다. 영어를 잘하기 위해서 유아기 시기에 해야 하는 건 충분히 듣고 많이 보아 영어에 대한 감이 생기게 하는 것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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