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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포형제맘 Sep 22. 2023

독후활동은 꼭 필요할까?

독후활동보다 책 읽기가 더 중요하다

친정에서 가족들과 모였을 때였다. 첫 조카는 어렸을 때부터 책을 많이 읽어 좋아하는 줄 알았었다. 그런데 조카가 초등 저학년 때였다. 그 아이가 하고싶어하던 어떤 걸 하기 위해 “책 한 권 읽으면 이거 하게 해 줄게.”라고 올케가 말하니 조카가 하는 말이.. “안 읽어. 읽으면 또 무슨 내용인지 물어볼 거잖아.” 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포기하는 걸 보았다. 그때 약간의 충격을 받았다. 책만으로 즐거워야 하는데 이 아이한테는 책을 읽으면 늘 따라오는 엄마의 질문과 지적이 싫어 좋아하는 걸 하기 위해 읽는 수단조차 되지 않았던 것이다.   

  

“p.153 독후활동도 중요하지만 책 읽기가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독후활동을 하는 것보다는 책 읽기의 마법 속에 계속 즐겁게 머물러 있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뜻입니다.
p. 156 아무리 좋은 독후활동이라도 책 읽기에 방해가 된다면 차라리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다시 말해, 독후활동은 어떤 것을 선택하든 더 많은 책을 읽도록 격려하고 책 읽기의 즐거움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영어책 읽기의 힘>“     

독후활동이라는 걸 꼭 해야 할까? 아이가 책을 읽으면 꼭 그 내용을 알고 있는지 확인을 해야 할까? 나 또한 독후활동이라며 책과 함께 놀이한 기록을 많이 올렸다. 하지만 그건 지나고 보면 책의 내용을 알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책이 하나의 매개체가 되어 놀이와 이어진 경우들이라 할 수 있었다. 어느 정도 아이를 키우고 보니 그 활동들이 책 읽는 데 도움이 되었다거나 아이의 한글, 영어실력을 향상시켰다기 보다는 함께 즐겁게 논 기억들로 남아있다.    

  

“p. 264 책을 많이 읽는 아이들에게는 따로 독후활동을 유도하거나 강조하기보다는 더 많은 분야의 책을 다양하게 읽힘으로써 스스로 생각하도록 사고의 폭을 넓혀 주는 것이 중요하다. <삼 남매 독서 영재 육아법>     

실제 우리 아이들에게 나도 너무 책만 죽죽 읽어주는 것 같아 질문을 해서 깊이 있게 대화를 나누어 봐야겠다 생각한 적들이 있었다. 그래서 책 읽으며 일부러 중간에 쉬고 “이건 무슨 내용인 것 같아? 이 아이는 무얼 할까?” 등 질문할 때가 있었다. 그럼 아이들은 “빨리 그냥 읽어주세요.” “몰라요.” 등 엄마가 물어보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몇 번 시도 후 하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그때는 아이가 생각을 하지 않으려 하는 것 같아 걱정했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알게 되었다. 그 당시에는 아이가 준비가 안 되었다는 것을.. 1~2년이 지나니 간단한 질문에는 대답도 잘해주고 책을 읽고 지식이 많아지니 내가 읽고 있는데 둘이서 이것저것 이야기해 책을 읽다가 중단한 적도 많다.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는 없다고 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게 없는데 생각을 말할 수는 없다. 일단 책 읽기를 즐기는 것이 먼저고 독후활동은 천천히 아이의 흥미에 따라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 자칫 주객이 전도된 나머지 독후활동에 치중을 해 독서활동에 지장을 받는 일이 있어서는 곤란하다. 독후활동은 독서를 좀 더 잘하게 하기 위한 보조 수단이지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기 때문이다. <책 잘 읽는 아이가 영어도 잘한다.>”     

‘구름빵’을 읽고 엄마와 빵을 만들어 보는 경험이라던지, ‘mix it up'을 읽고 물감을 섞어보는 경험을 하면 그것도 독후활동이 될 수 있다. 꼭 학습적으로 이어져야 하거나 대단한 재료나 교구가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다. 책을 읽고 활동으로 이어져도 되고 간단히 대화를 나누면 독후활동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 대단한 것도 아니고 책을 읽고 관련 놀이를 하거나 내 생각을 표현하면 그만인 것이다. 이마저도 여유나 시간이 안 되면 안 해도 무방하다 생각한다.

또, 읽는 모든 책마다 독후활동을 하고 생각을 물어보려 한다면 아이도 책의 흥미를 잃을 수 있고 엄마도 힘들다. 여러 책 중 일주일에 1~2권이라도 깊이 있게 읽고 생각을 그리거나 적어본다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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