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엄마, 진짜 가는 거야?

“엄마 내일 가?”

“응.” 

“미쳤다.” 

“그러게.”

“할머니 오시면 안 돼?” 

“안돼.”

“할머니 할 거 없잖아?”

“할머니 바쁘셔.”

“할머니 안 바쁜데?”

“할머니 바쁘시다고오!!!” 

“아니면 외할머니 오시라고 하면 안 돼?” 

“야 외할머니가 엄마보다 더 바빠. 왜 여자의 고통을 또 다른 여자의 고통으로 대신하려고 하는데? 너희가 이 집 주인들이니까 각자 잘 지내봐.” 

“아니면 할아버지 오시라고 하면 안 돼?”

“야 할아버지가 할 줄 아는 게…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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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로 떠나기 전날, 학교를 째고, 미용학원 시간을 가뿐히 지나친 후, 천연덕스럽게 오늘의 첫 끼를 맛있게 먹고 있는 아들을 흘겨봤다. 아 원수. 

“근데 지금처럼 나 학교 못 가면 어떡하지?” 

“잘 다녀. 그리고 결석 시 부모가 학교에 알려야 하니까 아빠한테 말하고.” 

주여. 

라면도 끓이지 못해 초등학생 동생이 라면을 끓이면 ‘한 개 더’를 외치며 얻어먹는 고등학생. 우리 집 정수기에서 온수가 나오는 걸 얼마 전에 알았다는 고등학생. 잘 지내거라 아들. 야, 너도 라면 끓일 수 있어. 

과연 18일간의 나 홀로 아이슬란드 여행 동안 아들이 보고 싶을까? 나도 내가 궁금하다. 

만일 보고 싶다면, 스스로에게 좀 놀랄 것 같다. 그런데 그럴 일은 없을 것 같기도 하다. 

기존에 연재를 완료한 '엄마 혼자 버스 타고 아이슬란드'의 수정 버젼입니다.
다시 읽고, 기억을 되새기며 다듬고 있습니다. 
회차에 따라 내용이 동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