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안녕하셨어요.
게걸음으로 사사삭 들어왔습니다.
언젠간 돌아가야지 더 늦으면 더 머쓱할 텐데
궁금해하시는 한 분이 계실 수도 있는데
이렇게 돌연 잠적하는 것은
정확하게 3개월을
그렇게 글을 끊는 것은
예의 상실인데
단절인데
그런데 뭐라고 써야 할까...
장장 3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그동안 아들 이야기는 그 어떤 새로운 단계로
발전적인 양상으로
작지만 희망의 시작으로...
.
.
.
같은 것은
없고
없고
없으므로.
출석일수 부족이 임계치에 왔다는
그래서 담임도 입을 꾹 다물었다는
그러나 애미는 여전히 이 현실을
인정할 수도 믿고 싶지도 않다는
그런 말을 해야 할지
아들의 귀가시간이
너무 늦다고 해야 할지
때이른 새벽이라고 해야 할지
뭐 그런 얘기를
새롭지 않고
새롭지 않아 송구스러운
그런 이야기를
어제의 이야기같은 오늘의 이야기
그런 이야기를
내 몸의 배터리가 달랑거리고
텍스트는 흐릿해지는 작금의 상황에
아직 고2이고 아직 8월이더이다 라는 것을
엇그제 추적추적 비오는 밤
어쩔 수 없다며 또 나온 밤
눈높이 정도의 나뭇잎, 거기에 매달려있는 빗방울이
방울방울 수백 개의 눈물 방울같아서
너무나도 하얗고 반짝반짝 빛나고 있어서
그것이 예쁘고 슬프고 미워서
하아 청승
예쁘게도 울고 난리야
칼로 베듯 손으로 후두둑 털어버리며 심술보를 부렸다는 것을
그리고 나서는
명랑 핫도그에서 핫도그를 하나 사 꼬나 물고는
방금 튀긴 핫도그가 참으로 따뜻하고 바삭했다는 그런 싱거운 얘기를
그렇게 걷고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을
또 하고 있는 거죠 지금
작은 핫도그 하나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충분하지 않다고
동시에 말하며
내일도 또 걷게 되겠지요?
......
용서해 주실랍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