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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둥벌거숭숭이 Oct 27. 2024

가을 포토존의 성지가 될 병아리들의 꽃밭

좌천초등학교에서 옥정사 가는 길에 만난 포토존에는 병아리들이 있어요

몸이 근질거리는 중이다.

가을만 오면 더 그런 편이다.

근질거리다 못해 좀이 쑤신다.

그럴 때는 특별한 방법이 없다.

그냥 나가는 것이다.

핑크뮬리가 피어있고 보라색 꽃이 한아름 피어있는 곳.

기장군농업기술센터라고 하지만 검색하면 반송이 뜬다.

기장에 있는 카페바람을 찍고 가야 하는 곳.

한 번 가보았던 사람은 여러 번 간 사람처럼 쉽게 갈 수 있는 아는 길이 참 좋다.

좌천초등학교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부지런히 걸어간다.

좌천초등학교 근처 맛집인 나든

달음산 등산을 가기 위해 이 길을 지나쳐 갔던 적이 있다.

아주 고소한 생선구이냄새와 많은 사람들로 나의 시선을 사로잡은 곳.

현지인들의 맛집인 듯하다.

생선구이와 찌개 전문점인 곳이다.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7시까지.

쉬는 시간 오후 2시 30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월요일 정기휴무.

주차장이 따로 없기 때문에 가게 앞과 근처 주택가에 바짝 가까이 주차를 해야 한다.

10시에 지나가니 장사준비를 위한 직원분들의 청소가 분주히 시작되고 있었다.

다음에는 식사를 하러 방문하겠어요.

엄마가 생선을 참 좋아하거든요.


다리를 건너 부지런히 걷다 보면 노란 차들이 나의 동반자가 된다.

이것은 무슨 일인가.

유치원생들의 정기적인 모임이 시작되는 것인가.

호기심을 가지고 목표로 했던 장소로 바삐 걸어가기 시작했다.

기장군농업기술센터에서 관리하는 자연농원

카카오톡 네비에 카페바람을 검색하면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가을에 특히 아름다운 핑크뮬리 밭을 만날 수 있다.

사진 찍기에 굉장히 좋은 명소인데 사람이 별로 없어서 좋다.

도착하자마자 만나는 핑크빛 거리가 보기 좋다.

가을이 와서 신난 바람에 나부끼는 바람개비를 보는 재미도 있다.

오는 도중에 마주쳤던 노란 버스의 주인공들이 보이지 않는다.

덕분에 사람이 없는 조용한 곳에서 사진을 듬뿍 찍을 수 있었다.

참고로 귀여운 유치원생들은 핑크뮬리밭을 지나 좁은 잎 해바라기 밭에서 재미있는 체험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가을의 상징 억새풀과 보랏빛이 아름다운 숙근 버베나 꽃밭이 있다

중간중간 사람들의 발자취가 눈에 보였다.

예쁜 사진을 찍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무도 상처받지 않는 것이 더 좋다.

훼손되지 않는 자연을 만나는 경우는 쉽지 않다.

편의를 위해 손을 본다는 것은 인간 자체의 이기주의가 반영된 것과 같다.

조금 눈살이 찌푸려졌지만, 이미 벌어진 일인 것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자란 억새풀들의 건강함이 느껴졌다.

잘 살아줘서 고맙구나.

사람들이 찾아가지 않는 넓은 공터를 이렇게 활용도 있게 꾸미는 것도 좋은 방법인 듯하다.

덕분에 나도 즐기고, 꽃을 좋아하는 사람도 찾아올 수 있으니까.

특별히 내가 들른 오늘은 유치원생들의 대축제 같은 사진 찍기 모임이 있는 날이었다.

꽃을 아이들과 즐기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입구에서부터 아이들을 위한 체험공간이 만들어져 있었다.

아이들이 찍는 꽃모양의 도장으로 만들어진 꽃.

떨어진 꽃잎을 이용한 꽃팔찌 만들기.

병아리 같은 아이들이 만들어내는 작품과 자연스레 나오는 그들의 밝은 웃음소리가 듣기 좋았다.

눈앞에 펼쳐진 해바라기 같은 존재들의 싱그러움을 함께 즐길 수 있었다.

예쁜 사진을 찍기 위한 어린이집 선생님들의 노력이 느껴졌다.

협박과 회유에도 끄떡하지 않는 꿋꿋한 아이들이 모습이 재미있었다.

나도 어렸을 때는 고집이 강한 아이였는데,

혼을 내도 끄떡하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을 계속했던 기억이 있다.

쉽게 고집을 꺾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지조 있었던 내 모습에 가슴이 벅차오를 때도 있었다.

건강하게만 자라려무나.

노란 병아리같은 아이들을 보니 마음이 간지러워졌다.

해바라기의 꽃말은 숭배, 기다림, 충성심, 일편단심이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사랑이 가득한 꽃밭으로 나들이 오세요.

노란 병아리들의 치명적인 유혹이 시작된다

도대체 누가 기획한 모자인가.

노란 모자에 심장이 멎을 뻔했다.

정말 정말 귀여워서.

노란 병아리들이 세상을 장악한다.

귀여움으로 우주 끝까지 세상을 평정할 것이다.

꽃 사이로 옹기종기 모여있는 병아리들에 압사당했다.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지는 시절이 있다.

티 없이 맑은 시절, 지금 이 공간에 있는 아이들이 모두에게 사랑받는 시기는 아마 이때가 아닐까.

자라면서 자기주장이 확고해지고, 다른 결을 보여주겠지만 지금의 순수함과 밝음을 잃지 않는 사람으로 자라길 바라본다.

가을바람에 휘날리는 핑크빛 물결과 바람개비

아름다운 곳이다.

관광명소로 알리려고 하지만 홍보가 부족하다.

가는 사람만 가는 곳이다.

이곳에 아이들을 초대하는 것은 정말 아이디어가 좋은 것 같다.

행복해하는 아이들의 모습, 풍성한 꽃과 함께하는 아이들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다시 보고 싶은 부모들의 방문이 행랑객을 더 모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앞에 위치한 카페에 들러 차를 마시며 가을 정취를 맛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차가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다.

나처럼 좌천초등학교에 하차하여 걸어오면 10분 정도 걸린다.

기장 마을버스 8-1을 타고 광산마을에 하차하면 도보로 1분도 걸리지 않지만, 버스 배차간격이 상상을 초월한다.

시골의 마을버스는 기다리는 맛이 있다.

하지만 참을성이 부족한 사람은 걷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걸어도 재미있는 길이다.

황금빛 들판을 지나면 핑크빛과 보랏빛, 노란 병아리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좋은 가을 나들이었다.

갈 수 있는 곳이 있어서 더 좋은 하루다.

당신의 가을은 어떤가요.

나처럼 무작정 나가고 싶은지,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싶은지 궁금한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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