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질문에 잠식되어 버린 소시민의 일탈과 결과물
굳이 안 해도 되는데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요?
세상에 쉬운 질문이 있을까.
스스로 정한 질문의 선택이 유독 쉬웠다.
굳이 안 해도 되는데 하고 싶은 일이란.
불법적이지 않은 평범하면서도 평소의 패턴과는 다른 행위를 생각하다 보니 어느덧 일주일이 흘렀다.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다.
'굳이 안 해도 되는데'라는 문장에 잠식되어 버렸다.
반드시 해야 하는 일들로 넘치는 하루에 안 해도 되는 일을 하고 싶을 수가 있을까.
포근한 이불속에 누워있고 싶지만 일어나야 하고, 밥을 먹으면 꼭 양치질을 해야 하고.
밖에 나가지 않는 하루에 세수가 꼭 필요할까 싶지만, 건강한 피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물 세수만이라도 해야 한다.
하기 싫은 일이라도 꼭 해야 할 일들이 수두룩하다.
이런 고민을 하는 자체가 고역인 하루였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연약한 몸으로 하루 종일 생각을 멈출 수 없었던 누군가의 말이 귓가에 맴돈다.
쉽게 생각하자.
할 수 있지만, 그동안 하지 않았던 일들은 무엇이 있을까.
생각의 방향을 전환하니 조금 숨통이 트이기 시작한다.
며칠 전부터 매일 들르던 곳.
엄마의 새로운 취미인 수세미 뜨기 준비물을 채워놓기 위해 부지런히 수예코너를 맴돌았다.
그동안 나는 손으로 만드는 것들을 할 수 있는 선에서는 다 해본 것 같다.
십자수를 시작으로 뜨개질, 바지 만들기, 한식 조리사 도전기와 가죽제품 만들기.
칼질과 바느질을 유독 좋아하지만, 그중에서 단 한번 시도조차 못한 일이 있다.
바로 코바늘 뜨기.
하나의 바늘로 여러 가지 모양을 만들어내면서 이어가야 하는, 손가락이 쓸리는 고통을 수반하는 예술의 영역이라고만 생각했다.
바로 이 일이야말로 이번 질문에 대한 완벽한 답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다이소에서 파는 천 원짜리 실에는 만드는 방법이 바코드로 나와있다.
실 4개면 완성되는 가방 하나.
하고는 싶었지만 굳이 하고 싶지 않았던 코바늘 뜨기가 시작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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