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나의 순간, 목격한 장면에서 그려지는 이야기
스스로가 내향형 인간이라는 사실을 의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때문에 한번 나갈 일이 있다면 모든 일을 한꺼번에 하는 편이다.
보고 싶은 전시가 있어 나가는 길.
꼭 해야 하는 일과 필요한 물품들을 정리한다.
다행히 이번에는 잡무가 비교적 적다.
조금 번거로운 것은 부전시장에 들러 뿌리채소를 사는 일이다.
깍두기를 위한 무, 양심을 위한 당근과 연근.
떡볶이를 지독히 좋아하는 나는 뿌리채소를 의무적으로 챙겨 먹곤 한다.
좋아하는 것을 더 좋아하기 위해 싫어하는 것을 감내하는 삐뚤한 나만의 비법이다.
만족스러운 전시를 끝내고 돌아오는 길은 지난하다.
아니다. 사실은 매우 즐겁다.
이렇게 밝은 날 부산 시내를 드라이브하는 일은 언제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복잡한 도로상황에도 배테랑 기사님은 슉슉, 요리조리 기교에 가까운 운전실력을 뽐낸다.
박수라도 쳐드리고 싶지만, 진짜로 기사님께 박수를 보내면 이상한 눈초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경의의 눈길만 보낼 뿐이다.
환승역에 도착해 누구보다 빠르게 부전시장으로 향한다.
요즘 제철 식재료는 싱싱한 당근과 벌써부터 이른 계절감을 뽐내는 봄동.
하지만 달디단 겨울 무를 먹고 싶다는 엄마의 의견을 적극 수용한다.
무 하나에 천 원. 목표는 하나였지만 두 개 천 오백 원이라는 장사꾼의 말에 금방 계획을 변경한다.
복잡한 시장 안보다 난전에서 할머니들이 판매하는 당근의 상태가 여물고 값이 헐하다.
덕분에 흙 묻은 당근 3개 천 원, 연근 7개 3천 원에 득템.
장바구니 가득 뿌리채소를 구매했지만, 소비금액은 총 5천5백 원.
우리 집을 건강하게 만드는 가격이 헐하다.
하지만 그 노동력과 노력은 값지다.
더 이상 살 수 없을 만큼 무거워졌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