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 엄마 완전 대박이다. 무슨 자기가 블로그에 글 쓰고, 자기가 직접 하트 눌러? 그렇게 하트가 받고 싶어?
그럼 안돼? 글을 쓴다는 건 말이야~~ 대단한 일이잖아! 내가 얼마나 힘겹게 글을 쓴 건데.... 그리고 내가 내 글이 너무 좋아서 하트 누른다는데 니가 왜 그래?"
이같은 나만의 '당근 수여식'을 경험하며, 딸아이의 당근은 무엇일지, 남편의 당근은 무엇일지 궁금했다.
어느 날, 회사에서 일이 잘 안 풀려 돌아온 남편은 식탁에 앉아 과일을 먹으며 웹툰을 본다.
낄낄거리던 남편은 못내 아쉬운 표정으로 핸드폰을 만지작 거린다.
나는 "다 봤어?"라고 물었고, 남편은 끙끙거리며 자신의 고뇌를 털어놓는다.
"다음 화가 너무 궁금해... 근데 코인 결제해야 된대. 코인 결제해도 3편 보고, 또 한 주 기다리는 건 똑같아... 근데 나 너무 보고 싶어...어떡하지?"
그게 뭐라고 고민할까 싶었다. 그냥 보면 될 것을....
남편은 나의 지지를 더 듣고 싶었나보다. 나를 바라보며 "솔직히 힘들게 일하고 와서 천 원 정도 결제해서 웹툰을 보는 건 나한테 주는 선물 아니냐?" 라고 말하는 남편...
나는 답답한 마음으로 말했다.
그래~ 여보한테 그거 가지고 뭐라 할 사람 아무도 없어~
봐!!! 그게 뭐라고~ 바로 결제해!!!
남편에게는 그것이 오늘 자신에게 주는 당근이 될 수 있을까?
그랬으면 좋겠다...
힘든 자신을 위로하는 당근이 되길 간절히 바래본다.
어떤 날은 마트에서 먹고 싶은 것을 과감하게 사는 것이 나를 향한 당근이 될 수도 있고, 또 어떤 날은 따뜻한 라떼 한 잔이 나에게 주는 당근이 될 수도 있겠다.
무엇이면 어떠한가?
우린 모두 당근이 필요하다.
나는 글쓰기로 당근을 먹고, 남편은 코인 결제로 당근을 먹고, 딸아이는 거울을 보며 본인 얼굴에 자화자찬하며 당근을 먹는다.
그저 스스로 찾아먹는 당근으로 잠시라도 내가 행복할 수 있다면, 내가 위로받을 수 있다면 좀 먹고살자!
힘들게 하루 버텨온 나에게 의식적으로라도 선물을 주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당신의 당근 수여식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