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직장인의 미니멀라이프
직장생활 3년차에 접어들고, 목돈이 생기자 자연스레 부동산에 관심을 생겼다. 올해 여름, 부동산시장은 거품빠진 콜라같았다. 환희에 팔고 공포에 사라고 했던가. 부동산 분야 바이블로 일컬여지는 책들을 읽으며, 문득 지금이 기회의 초입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에 대한 욕망
원리가 보이자, 본능적으로 욕망이 솓구쳤다. 부동산에 투자하여 큰 부자가 되자는 마음이 생겼다. 그러나 지방에 사는 내가 수도권 부동산 투자를 하기 위해서 넘어야할 산이 두가지 있다.
첫째, 살아본 적 없는 수도권 입지에 대해 공부하기 위해선 주말마다 서울로 올라가 임장을 해야한다. 어떠한 곳이 교육수준이 높고 교통이 편리한지 눈으로 직접 봐야만 정확히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두번째, 대출을 계획하고 갭투자를 한다. 적은 돈으로 집을 사고 전세세입자를 맞춘다. 그 과정에서 계획이 어그러지면, 제2금융권 대출, 신용대출도 불사하며 대응해야한다.
몸에 맞지 않는 재테크
입지분석이라는 것에 본능적으로 거부감이 들었다. 아이들의 학습수준, 주민의 소득수준과 같은 것으로 지역을 구분짓는 공부에는 묘한 죄책감이 들었다.주말시간을 KTX와 아파트를 감상하는 데 써야한다는 사실은 즐겁지 않았다. 몇 천만원을 가지고 집을 사는 '갭투자'의 특성은 나의 예민함과 불안함을 증폭시킬 것에 틀림 없었다. 부동산 투자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분명 이는 내수 건설업계를 부흥시키고 유지하는 하나의 축이다. 그러나 그저 나에게, 부동산은 즐겁고 편해서 꾸준히 행할 수 있는 투자방식이 아니었다. 본질에 반하는 투자로 일상을 흔들 순 없다. 더 가지기보단, 필요한 만큼만 활용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남는 건 있다.
부동산을 아예 모르는 채로 부동산투자를 안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그건 자본주의에 대한 회피다. 더욱 깊게 배워 주체적으로 선택하는 미니멀리스트가 되고 싶다. 그간 공부한 부동산 지식은 내집마련을 위한 건강한 대출을계획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아래 글은 그럼에도 돈보다는 시간에 집중하자는 나의 마음을 굳히게 만든다.
마이카와 나는 영감에 찬 사람들이 풍요로운 삶을 추구해 가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았다. 그들은 세상에서 하는 일이 바뀌고, 경제적 속박으로부터 자유로워졌으며, 살아가는 방식도 완전히 달라졌다. 그러나 그렇게 진정한 풍요에 이르자, 부에 대한 욕망이 일면서 무리하게 빚들을 냈다. 새로이 부동산에 투자하고 또 다른 대출금을 받으면서 길을 잃어갔다. 그러면서 정원은 잊혀지고, 치즈와 와인을 만들 시간은 부족해지고, 물건은 만들기보다 사서 쓰게 되었다. 우리는 친구들이 빚을 내 가내 공업을 확장하고, 그렇게 다시 돈 버는 데 집중함으로써 스스로 만든 감옥에 갇히는 모습을 보았다.
/좋은 인생 실험실
스물스물 올라오는 욕망을 잠재우고,
내 맘과 몸이 편한 방식으로
자본주의를 활용하며 살아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