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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OE 포 Jan 03. 2023

MZ직장인은 유튜브앱을 지운다.

MZ직장인의 미니멀라이프

아이폰 첫 구매 후, 심플한 제품디자인 말고도 나를 설레게 한 것은 유튜브로부터 자유로워 질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아이폰 생태계에선 기본 기능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앱스토어에서 직접 설치해야한다. 갤럭시 핸드폰에는 유튜브앱이 기본으로 내장되어 있다. 그래서 알고리즘을 따라 끊임없이 콘텐츠를 제공하는 유튜브의 유혹을 의지로 이겨내는 것이 쉽지 않았다. 아이폰 구매 후 단순한 삶을 위해 물건을버리듯 스마트폰에서 유튜브앱을 버렸다.

 

유튜브보기 대신 멍때리기

출퇴근시간엔 멍을 때린다. 지하철에서 주위를 둘러보면 많은 사람들이 유튜브를 보고있다. 핸드폰에 유튜브를 깔지 않았다는 이유로 나는 가만히 앉아서 멍을 때린다. '유튜브를 볼 수도 있는 시간에 유튜브를 보지 않는다.'는 사실이 나를 자유롭게 한다. 마치 혼자 도시가 아닌 시골로 귀향한 느낌이다. 멍을 때리는 시간은 소중하다. 하루종일 일하며, 업무로 상처받은 내 마음을 돌보기도 하고 사사로운 일로 걱정하는 나를 다독이기도 한다. 수없이 지나치는 지하철 플랫폼을 바라보며 문득, 글을 쓰고 싶은 소재가 떠오르기도 한다.


저녁시간 유튜브 활용하는 방법

루틴화한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면서, 퇴근 후에도유튜브를 주체적으로 활용하게 되었다. (핸드폰에는 유튜브앱이 없지만, 집에서 사용하는 아이패드에는 유튜브앱이 있다.)예전에는 퇴근 후 보상심리때문에 집에 도착하자마자 아이패드로 유튜브앱을 키고 비스듬한 자세로 누워 시시콜콜한 유머영상을 보며 낄낄댔다.알고리즘에 따라 이 영상, 저 영상을 보다보면 1시간, 2시간은 우습게 흘러갔다. 어슐러 K. 르 권의 에세이 '남겨둘 시간이 없답니다.'라는 책에서 '여가시간에 무엇을 합니까?'라는 질문에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남는 시간의 반대말은 아마 바쁜 시간일 텐데 내 시간은 전부 할 일로 바쁘기 때문에 나에게는 남는 시간이 없다.'

루틴화 된 삶 속 '의미가 없는 행동'은 없다.


저녁시간을 충만하게 보내기 위해 루틴화 시킨 평일의 모습은 아래와 같다.

1. 6시 40분 운동을 시작한다.
2. 1시간 30분동안 운동을 한다.
3. 8시 10분 집에 도착해서 저녁을 챙겨먹고 씻고, 간단히 집안일을 한다.
4. 9시부터 책을 읽거나 글을 쓴다. 애인과 전화를 한다.
5. 10시 30분, 잘 준비를 한다.

유튜브 시청을 줄이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단순한 삶을 살기 위해 유튜브 시청을 줄이니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유튜브에서 자유로워 질 수 있었다. 이는 재테크와 미니멀라이프와의 관계를 설명했을 때와 비슷한 상황이다. 돈을 아끼려고 절약을 하는 것이 아니라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하다보니 자연스레 저축이 되는 결과가 나타난다.


집에서는 노래를 듣거나 관심있는 주제(경제,역사, 세계이슈 등)의 영상을 시청하는데 유튜브를 활용한다. 나의 알고리즘을 읽은 유튜브앱은 시시콜콜하게시간을 떼울만한 영상을 추천하지 않는다. 그러니 더욱 더 의미없는 유머영상에 이끌려 유튜브를 시청하는 시간이 줄어든다. 유튜브 앱에서 선순환 과정이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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