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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틈 Aug 14. 2024

aphorism <母川回歸(모천회귀)>

[Sound of life]  시는 노래하고 듣는 것

[2024년 5월 22일 오후, 페이스북 발행.]


신경림 시인이

오늘 아침 여덟 시 이 세상을 떠났다.


지금이 오후 다섯 시 이십 분을 넘었으니   

가난하지만 사랑을 지키려는 어느 청년의

초록빛 봄밤에 도착했겠다.


모든 떠나는 뒷모습은

눈물에 회절 되어

수 천억 킬로미터를 헤엄치다가

처음이 기억되는 곳에 모천회귀 한다.


삶의 흉터가 물살이 된 곳에

다시 영롱한 알갱이로 처음의 기억을 되돌려주고

얇고 허약한 지느러미를 멈추고


앞을 보던 눈은

옆으로 누워 하늘을 본다.


또 떠나야 하니까.


물살은 무량하고 무수하게 거세고

그 핑계로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눈물은 엄마가 날 품은 양수로

모천회귀하는 것


눈물은 나를 만들고 키우고 나와 숨 쉬고, 내게 피를 나누던

엄마의 온기를 보는 것.

나의 모천은 엄마 심장 아래 36.5도의 따뜻한 연못

그곳이 발원지. 뜨겁게 흐르는 눈물의.


삶의 파도가, 물살이 거셀 때마다 사람들은 눈물을 흘린다.

눈물이 흐르는 소리는 거센 물살의 품 속에서 들리는

먹먹한 와류. 잠시 머무르려는 소용돌이.


신경림 시인이

가난한 이들의 옆을 못 본 듯, 안 본 듯 지나가며

순한 미소를 건네며 사랑을 응원한다.


그래서 시는 쓰다... 읽다... 보다는 노래하다가 잘 맞는다.

시인의 노래는 가난한 젊은이들의 사랑에

눈물나게 아름다운 배경음악이 된다.


때론 눈물은 웃음 덕분에 나온다.

엄마의 호통이나 슬픔이 아니라 웃음에서

그리움이 물살 짓듯


저마다의 상처 투성이 연어들은

지느러미로 물살을 내려친다.

경쾌한 소리로 눈물을 향해 웃음 짓는다.


당신의 지느러미를 껴안고

응원하는 시들이

별이 된 밤에.

2023년 1월 강원 고성 (김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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