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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oesy Aug 14. 2020

비가역성




나는 이 불안하고 넘을 수 없는
새벽 세 시의 기분을
어떻게 전할 방법이 없고
하루하루 다해가는 나의 행복과
불안과 사랑에
종지부를 찍는 것이,
그런 일을 하는 나 자신이 못내 미워진다

나는 이 못마땅하고 막연한
스스로에 대한 신랄한 비판과
비웃음에 어떻게 대처하여
살아남을 방법이 없

예감하고 예언한다

친구들은 나에게 조언했다
행운과 아름다운 기적과 내일을 믿으라고

나는 이 불안하고 넘을 수 없는
새벽 세 시의 우울을
전할 방법 없다
돌아오지 않는 라일락 향기
살아나지 않는 물 위의 십자가
하루하루 명을 다해가는 나의 행복과
불안과 사랑


나는 이 죽음같고 되돌릴 수 없는
새벽 세 시의 순간을
붙잡아두려고 하나 붙잡을 방법이 없다
시간은 르고
사건은 멀어져가고
변화는 비가역적이고
새벽 세 시의 거리 위로
안개가 서슬서슬 속삭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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