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으로 등수를 매길 수 없는 마라톤, 문학

이 별의 교실에서 쓴 시

by 이창훈

보충수업 시간의 문학론




문학은

시험으로 완성되지 않는, 늘

길 위의 발자국 같은 거라고, 가다가다

뒤돌아 보는 젖은 눈동자 같은 거라고


3학년 보충수업 현대문학 시간, 목에

핏대까지 올리며 폼나게 얘기해 보지만


문제집에 코를 박은 아이들은

끙 끄응 거리다가 송글송글 맺힌

땀을 훔치며


이육사의 '광야'가, 윤동주의

'길'과 '담 너머'의 '나'가, 신경림의 '갈대'가

무엇을 상징하는지, 글자와 시력 간의 거리를 재며

암호해독을 하느라 분주하다, 정신없다, 분명한


의미가 떨어져야만 이 시를 이해했다고, 이것이 은유고

저것이 대유고, 저 저 것은 창조적 상징이라고

저 사방팔방의 자잘한 해설풀이가, 이

시대의 문학교육이


자꾸만 마침표를 강요하는 교실, 문학은

늘 길 위의 여정이라고, 문학은 시험으로

등수를 매길 수 없는 마라톤이라고


일등부터 꼴찌까지 다

박수치고 박수받는 그런

멋진 과목이라고


보충수업시간의 문학론(문 앞에서).jpg


[사진출처]: Pixabay 무료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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