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창훈 Aug 15. 2021

내 안으로 서서히 들어갈 것이다

이 별에서 사랑의 시

의자 



              

달리고 싶지 않다

다들 빠르게 걷고 뛰어도

     

나는

지금 여기에 서 있거나

앉고 싶다

     

꽃 피는 소리를 들으며

사랑의 시를 읽고

지는 꽃잎을 보며

오롯이 누군가의 발걸음을 떠올릴 것이다 

    

해가 뜨면

부드러운 햇살에 눈을 감을 것이고

해가 지면

어두워 가는 밤하늘을 올라다보며

눈을 뜨고 기다릴 것이다

별의 눈빛과 밤새도록 눈 맞출 것이다  

   

비가 내 등을 두드리면

기쁨에 촉촉이 젖을 것이고

눈이 내 등에 내리고 내리면

가슴에 그리움의 탑을 쌓을 것이다

그대로 눈사람이 되어 버릴 것이다 

    

내 밖에서 모두 빠르게 달리고

내 밖에서 모두 바쁘게 움직여도

나는 꿈쩍하지 않을 것이다

     

내 안으로 서서히 들어갈 것이다



[사진출처]: Pixabay  무료이미지

매거진의 이전글 시험으로 등수를 매길 수 없는 마라톤, 문학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