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그래비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창훈 Jan 21. 2023

고드름

이 별에서 쓴 기다림의 시

고드름

                            -이창훈




기다린다는 건

얼어붙은 겨울의 처마에 대롱대롱 거꾸로 매달려

지나온 사랑을 뒤집어 보는 것


나의 사랑으로가 아니라

너의 사랑으로 느리게 느리게

겨울잠을 자는 곰처럼 곱씹어 보는 것


따스한 해가 떠도

오지 않는 너를 그리지 않는 것

다만 가슴 속에 삭이고 품는 것


형벌처럼 안으로 삼킨 울음이

불이 되는 것, 촛불처럼

둥근 알을 품는 것


뚝 뚝 떨어지는

촛농으로 단단한 눈물을 만드는 것  



--'촛불처럼 둥근 알을 품는 것', Pixabay 무료이미지--



매거진의 이전글 정동진역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