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별에서 우리를 다독이는 시
-정채봉
울지 마
울지 마
이 세상의 먼지 섞인 바람
먹고 살면서
울지 않고 다녀간
사람은 없어
세상은
다 그런 거야
울지 마라니까!
'오세암'이란 처연하고 순정한 동화를 쓴 정채봉 선생이 뼈아프게 아름다운 시들을 썼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그가 아픈 육신을 끌어안고 한 땀 한 땀 새겨 쓴, 유일하게 세상에 남기고 떠난 시집 한 권이 있다. 지금은 사라진, 현대문학북스에서 펴냈던...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이 보석같은 시의 집 속에는 쉬운 언어로, 보이지 않는 마음의 뼈를 툭 투욱~ 건드리는 귀한 시들이 참 많다. 사랑이 품고 있는 근원적 속성인 슬픔에 대한 기가막힌 짧은 시 '슬픈 지도'가 그렇고... 나고 자라며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엄마'(어머니가 아니다)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을 쓴 여러 시들이 그렇다. 이 시 역시 그런 시 중에 한 편이다.
먹먹함과 채워지지 않는 마음의 구멍으로 홀로 울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집 안 어디에서도 아닌 자신의 빈 방에 조용히 문을 걸어 잠그고 이불까지 뒤집어쓴 채 꺼이 꺼이 울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갈 데 없음으로 빈 정류장에 앉아 평소 자신이 타던 낯익은 번호의 버스를 몇 차례 보내고 하늘을 보며 막막함에 탄식을 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어떤 아름다운 벗이 있어
울고 있는 웅크린 내 등을 토닥이며
나직나직이 말하는 것만 같았다.
이 시를 읽으며 나는 몇번이나 울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