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그래비티

신은 저 먼 하늘에 있지 않아

이 별에서의 사랑의 시

by 이창훈



신발

-이창훈




신은

저 먼 하늘에 있지 않아


당연히 있어야 할

신이란 어디에도 없어


맨바닥에 엎드려

누군가를 기다리며

누군가를 위해

누군가의 길에 대해 기도해 본 자만이


신이 될 수 있지


밟고 밟히며

닳고 닳으며

누군가의 발이 되어

먼 길을 돌고 돌아 본 자만이


저물 무렵

집으로 돌아와

문과 길, 경계에 서서


자신의 헌신을 헌 신짝처럼 잊는

누군가의 고단한 잠을 위해 꿈을 위해


다시 걸어갈 함께 걸어갈

길의 새벽에 대해

불을 꺼뜨린 어둠 속에서 한밤내 빌어 본 자만이


신이 될 수 있지

비로소

신이지






[사진출처]: Pixabay 무료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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