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노란 꽃 06화

잘려버린 손목

by 문창승

이가 나가도록 악물고

살점이 떨어져도 붙잡은 채

그렇게 발버둥을 쳤다.


놓아버린 미래란

애초에 존재해서도 안 되는

쾨쾨한 신성모독,

그저 그것이었다.


그러다

손목이 잘려버려

놓지 않은 채로

뎅강 놓아버렸다.


영영 쓸쓸할 손목 하나를 보내고

천천히

나자빠진 몸을 일으킨다.


미래는 얼굴에 침을 뱉으며

시커멓게 녹아내리고


분질러진 두 다리는

허망과 낙망으로

볼품없이 후들거린다.


체념한 듯 가라앉다가

실성한 듯 웃어 젖히다가

표류자의 혈흔으로 장난질,

저급한 예술혼을 불태운다.


그러는 새에

꿈틀,


새로운 손목이 자라고 있다.

keyword
이전 05화텅 빈 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