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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창승 Nov 03. 2022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

탐하여 당기는 인력은 무한대에 가까웠고

우리는 하나의 점에 스스로 갇힌 채

 하나되지 못한다며 아쉬워했다     


너 그리고 나라는 각각의 분자는

고도로 응축된 결합체였다     


너를 껴안고 품으려는

내 애정의 에너지는 무했고

나를 붙잡아 가지려는

네 소유의 에너지는 무했다     


백억 년 전의 우주처럼

너와 나의 엔트로피는 터질 듯이 낮았다     


러다 작년과 저번 달과 어제를 거치고, 오늘  


우리는 평행선보다도 로를 만날 수 없는

무섭도록 다른 지평 위를 걷는다

상상 각본에서조차 손 닿지 않는 지금     


너 그리고 나라는 각각의 분자는

사이에 서너 개의 은하계를 두고 있다     


너의 내면의 외형을 응시하던 나의 시선은

너의 바깥 모든 것을 향하고

나의 심연의 을 쓰다듬던 너의 손길은

내가 아닌 어느 것을 향한다     


우주가 끝 모를 팽창으로 질주하듯

너와 나의 엔트로피는 아득히 증가했다     


슬프단 뜻보다는 그저, 물리 법칙이 옳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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