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하여 당기는 인력은 무한대에 가까웠고
우리는 하나의 점에 스스로 갇힌 채
더 하나되지 못한다며 아쉬워했다
너 그리고 나라는 각각의 분자는
고도로 응축된 결합체였다
너를 껴안고 품으려는
내 애정의 에너지는 무진했고
나를 붙잡아 가지려는
네 소유의 에너지는 무궁했다
백억 년 전의 우주처럼
너와 나의 엔트로피는 터질 듯이 낮았다
그러다 작년과 저번 달과 어제를 거치고, 오늘
우리는 두 평행선보다도 서로를 만날 수 없는
무섭도록 다른 지평 위를 걷는다
상상의 각본에서조차 손 닿지 않는 지금
너 그리고 나라는 각각의 분자는
사이에 서너 개의 은하계를 두고 있다
너의 내면의 외형을 응시하던 나의 시선은
너의 바깥 모든 것을 향하고
나의 심연의 거죽을 쓰다듬던 너의 손길은
내가 아닌 어느 것을 향한다
우주가 끝 모를 팽창으로 질주하듯
너와 나의 엔트로피는 아득히 증가했다
슬프단 뜻보다는 그저, 물리 법칙이 옳았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