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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창승 Nov 16. 2022

열차

가쁜 숨으로 세 칸 계단을 뛰어

돌아가는 길 열차에 오른다

늘 그렇듯 놓친 창가 자리 흘끗 보고는

통로 쪽 좌석에 떨어뜨리는 몸뚱이     


사흘의 웃음은 어느새 흑백사진 되어

기억의 발밑에 고이 묻히고

고독만 곁에 남은 남성은

익숙한 처연함으로 없는 잠을 청한다     


가족 두고 떠나는 처지에도

홀로 남겨지는 듯한 착각

떠나가는 이의 그림자는 때로

남겨진 이들의 기다림보다 진하다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하는 열차

잠잠히 복받치기 시작하는 남자

쓸쓸히 붉어지기 시작하는 눈과

천천히 내려오기 시작하는 모자     


하룻밤보다  여정은

거친 호흡의 과묵 신사에애달프게 짧은 순간일 뿐

기약 없는 포옹은 샛별 아래 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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