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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명물고기 Sep 29. 2019

나는 내 처지가 참 좋다.

(부제: 못나서 좋은 이유들)

외모가 너무 빼어나지는 않아서 
딱히 튀거나 구설에 오를 걱정이 없고,

겉모습으로 인한 특혜를 기대할 일 없으니
이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

진짜 생존력을 평생 갈고닦을 수밖에 없다.

머리가 너무 좋지는 않아서
맘 편히 나태해질 수도 없고,
뭐든 쉽게 한 번에 이루지 못하니

자만보다는 꾸준한 인내심을 단련할 수밖에 없다.

금수저가 아니라서
뭐 작은 것 하나라도 내 스스로 손에 넣으면

정말 뛸듯한 기쁨을 느낄 수도 있다.
(소소한 건 세상에 널려 있지만, 크고 대단한 것이란 물리적으로 확률적으로 별로 없지 않은가!)

내가 너무 잘난 사람이 아니라서
소하거나 크게

남들에게 도움을 받을 일도 많고,

그래서 세상에 감사할 일도 참으로 많다.

게다 요즘

정말 축복스런 점을 하나 더 발견했는데,


별로 기억력이 좋지 않아서
사는 데 소소한 불편이 없지는 않지만,

대신 고통스러웠던 기억, 유쾌하지 않은 감정도

희미하게 잘 잊는다는 것이다.

나쁜 기억력라는 치명적인 단점은

뭔가 다른 것으로 엄청 상쇄해야는데,

어차피 난, 위에서 언급한 다른 이유들로도

원래 계속 노력해야 않았던가.


개미처럼 살아가자.

그 과정에서 소소한 행복들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주워가며.

그렇게 세상을 다 가진 듯이.






매번 유지하기는 힘든 마인드이지만,
알량한 다른 마음이 고개 들려할 때
명문화한 것이 스스로 부끄럽지 않도록 겨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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