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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니스트 Apr 05. 2022

뷰티인사이드로 보는 사랑, 사람.

나는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있는 사람일까?

2020년 2월 4일 화요일 여니스트 모닝톡 에세이 <저나기>의 일일 작가 오흥록


#자아, 정체성, 사랑

: 한달에 한 번, 다른 사람으로 변한다면?


안녕하세요 여러분. 변연주님의 뒤를 이어 화요일 모닝톡을 맡게 된 오흥록입니다. 오늘은 가벼운 소재로 한번 이야기를 풀어볼까 해요. 혹시 여러분이 한 달에 한 번, 일주일씩 다른 사람으로 변한다면, 여러분은 자신을 사랑할 수 있을까요? 혹은, 안면인식장애가 있어서 다른 사람의 얼굴을 전혀 알아보지 못 한다면, 그래도 다른 사람들을 사랑할 수 있을까요?


드라마 '뷰티인사이드'는 바로 한 달에 한 번, 일주일씩 다른 사람으로 변하는 여배우 한세계 (서현진 분)와, 어릴 적 사고로 사람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 하는 남자 서도재(이민기 분)의 사랑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서도재는 최고의 여배우인 한세계를 앞에 두고도 아무 반응이 없는 남자로 묘사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얼굴이 인식되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한세계의 따스한 마음을 우연히 엿보게 된 후로는 그녀에게 좋은 감정을 가지게 되는데요, 그 직후 갑작스럽게 그녀가 다른 사람으로(중년 여성, 이성령 분) 변하게 됩니다. 그런데 한세계의 예상과는 달리, 신도재는 그녀를 괴상하게 보지 않고, 그냥 그녀를 묵묵히 보호해 줍니다. 왜 그렇게 떨고 있는지 묻지도 않지요. ("내 눈에 당신은, 그냥 당신이었으니까.") 너무나 당연히도, 한세계는 그런 모습에 설렘을 느끼게 되지요. ("왜였을까. (변해버린) 나를 바라보는 그 눈동자엔, 어떤 동요도 없다.") 결국 두 사람은 서로의 비밀을 알게 된 후 상대방을 사랑하고, 나아가 증오하던 자신도 사랑하게 됩니다.


뷰티인사이드 _ 서현진
뷰티인사이드 _ 이성령


처음 이 드라마를 보았을 때에는 신선한 설정에 몰입해서, 단지 불치의 병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사랑 이야기인가, 외모지상주의를 경고하는 내용인가 싶었는데요. 다시 한 번 찬찬히 돌려보니, 정작 불치병을 앓고 있는 사람은.외모를 통하지 않고서는 타인을(그리고 자신을) 인식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자신조차 사랑하지 못하는 나머지 사람들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랑, 자아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게 해 주는 좋은 작품이었기에 나누어 보았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한주 되시기 바랍니다.




p.s /

이 드라마는 임메아리 작가님이 집필하였습니다. 상속자들, 도깨비 등에서 김은숙작가님의 보조작가였지요.  위 작품들을 좋아하시는 분들께 강추입니다:)





여니스트 모닝톡 에세이 <저나기>



여니스트 프렌즈 톡, 톡, 톡


김혜연 : 우와, 흥록님! 연주님의 따스한 화요일 모닝톡의 릴레이를 이어받아 다른 따스함을 전해주는 모닝톡 잘 보았습니다. 덕분에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듯 즐겁게 글을 읽었어요. 우선 작품의 설정도 재밌지만 주인공의 이름이 인상깊네요. 한 달에 한 번, 일주일씩 다른 사람으로 변하는 여배우의 이름이 ‘한 세 계’.  ‘나’라는 존재안에도 수많은 자아와 세계가 있을 수 있다는 의미를 얼굴이 실제로 변하는 설정과 이름으로 잘 담아낸것 같아요.


저희도 실제 얼굴이 변하지 않는다일뿐 시시때때로 변하고 있는 보이지 않는 얼굴, 자아가 있잖아요. 내 세계 안의 여러모습을 그냥 지나치기보다 하나하나 들여다보고 또 안좋은 자아는 보내주고, 좋은 자아는 더 안아줘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후, 두 사람은 서로의 비밀을 알게 된 후 상대방을 사랑하고, 나아가 증오하던 자신도 사랑하게 된다는 부분에서는 서로의 다름을 사랑할 수 밖에 없게 되는 ‘운명’으로 우리모두가 다름을 ‘이상한 것’이 아니라 ‘좋은 운명’으로 바꿀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작 불치병을 앓고 있는 사람은.외모를 통하지 않고서는 타인을(그리고 자신을) 인식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자신조차 사랑하지 못하는 나머지 사람들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_ 그 이전의 내용에서는 ‘나의 자아’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였다면 마지막 흥록님의 깨달음은 타인을 인식하는 ‘나의 마음’에 대해 생각하게 되네요. 보여지는 것이 아닌 보여지지않는 에너지! 의 교감을 더 중시하며 여니스트 활동을 이어가고있는 만큼 더욱 공감되는 글이었습니다. 기꺼이 함께 일상의 이야기를 들려주어 고맙습니다.


오흥록 : 여주 이름은 크게 생각 안 하고 봤는데, 그런 의도가 있었네요. 역시 관찰력이 훌륭하신 혜연님!



변연주 : 흥록님~ 반갑습니다. 저는 동명의 영화를 재밌게 보았었는데요. 드라마도 다시보기 하고싶어지네요 !

모습이 변하는 사람과 모습을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의 만남 너무 흥미로워요. ‘겉모습이 아닌 내면을 볼 줄 아는 사람이 진정한 가치를 안다’는 좋은 교훈을 주는 내용이네요. 실은 저도 외모로 많이 판단하는편이에요.

그리고 그것이 인간의 본능이라고 합리화 해왔던거 같아요. 좀 더 이성적인 사람이 되어야겠어요.

편견 없이, 내면을 알고 마음으로 교감하기위해 노력해야겠습니다! 좋은 글 고맙습니다~!


오흥록 : 영화는 보지 못 하였는데, 꼭 봐야겠네요. 외모로 사람을 인식, 평가하는 게 꼭 나쁜건 아니겠지만(저도 마찬가지..) 한번 생각해볼만한 시사점을 던져준것 같아서 소개해 보았습니다.



구자호 : 흥록 님의 사랑, 자아,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게 해주는 작품 소개와 생각들을 녹여주신 좋은 글 잘읽었습니다. 저도 드라마는 보지 못했지만 같은 제목의 영화를 본 기억을 떠올려 보았어요.


외모가 멋진 남자로 깨어났을 때 평소  좋아했덧 여성에게 다가가 데이트 신청을 하고 다른 사람으로 바뀌지 않기 위해 몇 일 동안 밤을 지새다가 결국 잠이 들어 다른 모습으로 다시 그녀의 주위를 맴돌았던 장면이요. ^^


"내 눈에 당신은, 그냥 당신이었으니까." 라는 드라마 대사와 같은 만남, 상황이 실재화 될 수 있을까에 대한 건 겪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어떤 변칙적인 상황에서도 지켜져야 할 것이 사랑, 자아, 정체성임을 상기해 볼 수 있게 해주시고 집필하신 임메아리 작가님의 이력 또한 알려주신 흥록 님, 감사합니다^^


오흥록 : 남자가 잠들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장면이 선하네요. 영화는 같은 스토리인줄 알고 일부러 안 봤는데, 꼭 봐야겠습니다.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 여니스트 모닝톡 에세이 저 나 기

 는아침에

 의생각을

 록합니다


: 많은 정보와 글이 쏟아지는 세상. 소소하게나마 인연이 된 책과 예술을 좋아하는 여니스트 프렌즈들이 자신만의 일상에서 느낀 생각, 감정 등을 평일 아침마다 전하기 시작했다. 잘 쓰고 못쓰고는 중요하지 않다. 진짜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 단 한 줄이라도 정성을 다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그대로 사랑하며 읽어주는 읽는 이의 마음이 중요하다.


이미 고된 세상, 엄격한 기준의 잣대는 내려놓자.

이미 존재하는 자체로 우리의 삶은 행복할 권리가 있으니까.


2017년 첫 <저나기>라는 이름의 에세이집을 독립 출판했다. 2020년 두 번째 출판을 위한 릴레이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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