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을 만난 날
집에 가는 길에
달이 자꾸 따라와
너도 같이 우리 집에 가고 싶니?
그치만
나한테 다가오는 것 같다가도 다시 멀어지고
멀어진 것 같다가도 다시 다가오고
나를 좋아하는 건지 싫어하는 건지
노랗고
밝고
커다란
너는
캄캄한 곳에 있어야
더 예쁘고
더 많은 사람들이 보니
그냥 나 혼자 가야겠다
아쉽지만 발길을 돌려 혼자 돌아온다
달은 항상 그 자리에 있지만
사람들은 캄캄한 밤 혼자 걷는 길이 외로우면
그제야 하늘을 쳐다본다
저기 달이 있었구나,
저기 별이 있었구나
지금 나는 혼자 걷는 게 아니구나
쓸쓸한 밤에 더 아름다운 달을
나는 어느 밤 또 바라보려나
그때의 너는 어떤 얼굴이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