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llow
다락방으로 올라간다, 커피를 들고서.
간만에 너와 마주 보고 앉아 마지막으로 만난 게 두 달 전이었던가, 세 달 전이었던가, 한다. 초입이었던 겨울이 봄에 가까워져 있으니 석 달쯤 지난 것도 같다.
느릿느릿 그간 못다 한 이야기를 꺼내본다. 겨울이면 맥을 못 추는 내 몸과, 네가 진행하고 있는 일과, 새해맞이와, 2017년 계획이 마른 잎처럼 툭툭 떨어진다. 늘어지듯 의자에 앉아 체에 치지 않은 투박한 말을 뱉는다. 네가 날 어떻게 볼지, 내 말이 네 기분을 상하게 하지는 않을지 같은 건 신경쓰지 않는다. ‘오해’보다는 ‘공감’에 더 가까운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피어오르는 커피 연기를 멍하니 쳐다본다. 커피와 따뜻한 빛과 나지막한 천장과 추억의 팝송. 전쟁 난 것 같던 내 속에 낯선 평온이 깃든다. 가만 넋 놓고 앉아 커피 잔을 쥔다. 그런 나를 네가 말없이 지켜보고 있다. 침묵의 공유가 필요한 시간임을 알아주는 네 시선이 포근하다, 그리고 따뜻하다. 커피를 삼키며 생각한다, 이 푹신한 침묵이 그리웠었다고.
고질병 같은 기록 강박증에 매 순간 긴장하고 있어야 했던 손에 실로 오래간만에 휴식을 줘본다. 내 쉼은 내 곁을 지켜주는 너희들로 인해 완성되는가 보다.
숨통이 되어준 너를 앞에 두고 말한다.
“이 시간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