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만 볼 걸

by Lunar G

지난 사랑에 대한 애도의 단말마,

그러지 말걸.


너와 내 상황을 비교하며

내 사랑을 저울질했었다.

세상의 잣대에 비춰

우리 사랑을 초라하다 생각했었다.


사랑에 빠져 있는 그 시간만큼은

내가

그리고

네가

세상 그 자체인 것을,

사랑이 깊어질수록

네가 더 좋아질수록

어쩐지 더 작아 보이는 내가 싫어

사랑에 구실을 갖다 댔다.


이래서 안 돼,

저래서 안 돼,

그래서 안 돼.


더 많이 사랑받고 싶은데

더 충만하게 사랑해주고 싶은데

그게 전분데

사랑이 더해질수록

마음이 아닌 머리를 더 많이 썼다.


Maurice de Vlaminck_Snowstorm.jpg Maurice de Vlaminck_Snowstorm

사랑 때문에

눈이 시리도록 울고

내가 조각나도록 아파했는데도

조건 없이 너만 보는

그 사랑에는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는다.


세상 어디에도

시시한 사랑은,

보잘것없는 연인은

없는 것을.


부족을 충만으로

떨림을 환희로

너와 나를 우리로

만들어주는 게 사랑인 것을.


네가 좋아질수록

사랑을 저울질하게 된다.

사랑에 생각이 더해질수록

화상 자국 같은 후회가 늘어간다.


그러지 말걸.

그러지 말걸.

그러지 말걸.


사랑만 볼걸.


그게 참 잘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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