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었던 마음이 따뜻해져 오고
괜스레 등 돌려보게 되고
부질없이 노트를 끄적이게 되고
기억하고 싶지 않은 얼굴을 불러내게 되고
지우고 싶은 나를 마주하게 된다.
시리게 사랑을 불러내
뜨겁게 아파하고
쓰리도록 그리워하고
가슴이 너덜너덜해지도록 너를 곱씹는다.
너로 인해
널 못 잊는 나로 인해
곳곳에 새겨진 우리 이야기로 인해
그리고 찬 바람으로 인해
가을이 참 더디 간다.
더디게 가는 이 계절이
따끔거려 자꾸 눈물이 난다.
소슬 거리는
바람 소리가
구슬픈 밤,
흐느낌은 너의 소리인지
나의 읊조림인지......
가을, 참 더디 간다.
Harmony in Pink and Grey_James Abbot McNeil Whisl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