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다

Deep Green

by Lunar G

운다. 아기가. 듣는다. 울음을. 소리가 닿는데 해독할 수가 없다. 대체 어디가 잘못된 거니. 나도 덩달아 울상이 된다. 너는 말이라고 하는데 나는 그걸 알아들을 수 없다. 네가 잘못된 건지, 내가 잘못된 건지. 울음을 붙들고 씨름한다. 손만 내밀면 닿을 거리에 있는데도 나는 네 속을 한 줄도 읽어내지 못한다.

생각해보니 나도 내내 우는 소리를 하고 다닌 것 같다. 말이랍시고 뱉은 모든 것이 남들 귀에는 눈물이고 칭얼거림으로 들렸던 것도 같다. 말을 하고 있었는데. 속을 내뱉고 있었는데. 나 좀 잡아달라는, 살려달라는 구조요청을 하고 있었던 건데. 다들 넌 잘할 거라고, 넌 괜찮을 거라고, 뭐가 걱정이냐고 했다. 걱정인데. 사지가 바들바들 떨리는데. 앞이 안 보이는데. 괜찮아 보이도록 내가 연기를 잘 한 건지, 세상이 내게 무심한 건지 헸갈렸다. 그럴 때마다 감당하기 힘든 고독감을 느꼈다.

그런데 나도 그러고 있었다. 무슨 그런 일로 걱정하냐며, 너무 생각이 많은 거 아니냐며, 너에게 좀 관대 해지라며. 무심코 건넨 위로는 상대와의 거리를 더 명확하게 만들었다. 그게 네 말을 울음으로 만들어버렸다. 하느라고 했는데 너도 나도 울고 있었다. 내 마음도 내 것이 될 수 없는데 남의 속까지 헤아리는 건 무리였겠지.

그러니까 나만 외로운 게 아니었다. 모두가 울고 있는 거였다. 말이라는 형태로 울음을 전하고 있는 거였다. 그래서 이 울음이, 소리가 있다는 게 다행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진짜 슬픔은 소리조차 없으니까, 우울은 표정을 가지지 않았으니까. 하여 너에게 전하고 싶다. 나도 알아듣고 싶다고. 진심으로 네 말에 귀 기울여 주고 싶다고.


Fernand Khnopff_Hydrangea_1884.jpg Fernand Khnopff_Hydrangea_18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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