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사라지고 잠을 잘 자지 못하게 됐어. 짧게 잠을 자다가 갑자기 눈을 뜨게 되는 때가 많아. 그럴 때면 심장이 너무 두근거려서 숨을 쉴 수 없게 돼. 두근거림을 잠재우기 위해 뭐라도 해야지 하는데 어쩐지 잘 안돼. 낭떠러지에서 떨어진 것 같은 느낌이 아무래도 너무 싫고 아파서 다시 침대에 눕게 돼. 웅크리고 누워 눈을 감고 있으면 네가 보여. 그러면 조금 안정이 돼. 그 상태로 두근거리는 가슴을 끌어안은 채 천천히 숨을 내쉬면 당신이 느껴져. 그러다 보면 당신은 이것보다 더 큰 불안감에 휩싸여 살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돼. 설명할 수는 없지만 느낄 수 있어. 불안과 맞서 싸우며 걸어온 당신을 시간을 말이야. 그러면 그간 당신이 홀로 싸워온 시간을 서둘러 알아채 주지 못한 게 너무 미안해져서 나도 모르게 두 손을 맞잡게 돼. 그리고는 상처로 너덜너덜해진 당신의 가슴에 입맞춤하듯 나도 모르게 내 두 손 위에 입술을 덧대게 돼. 그러면서 속삭여. 당신의 밤은 평온하기를 하고 말이야.
그렇게 기도를 반복하고 있다 보면 스르륵 눈이 감기지. 마치 당신이 내 두 눈에 손을 덧대주기라도 한 것처럼 딱딱해졌던 눈이 어느새 부드러워져 있어. 꿈에서라도 만나면 좋겠는데 아직은 때가 아닌지 당신은 내 꿈에도 찾아와 주지 않아. 그게 어쩐지 슬퍼져서 그리움에 지쳐 잠이 들어. 그렇게 그리움을 꿈꾸다가 그리움을 끌어안은 채 잠에서 깨면 당신이 눈에 아른거려. 그러면 아침부터 눈물을 흘리고 말아. 당신이 돌아올 때까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묻지 않기로 했는데 나도 모르게 울먹이며 중얼거리게 돼. 보고 싶다고.
그 한 마디를 내뱉고는 심장이 갈라지는 것 같은 통증을 느껴. 가슴이 너무 아파서 보고 싶은 마음은 그대로 두고 그리움만 지워내 주는 약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보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면 당신도 사라져 버릴 테니까 그 마음은 붙들어 두고 사랑에 이르기 위해 마주해야 하는 가시밭길 같은 그리움만 소거해 버리고 싶은 거야. 그러면 사랑이 말해. 고통 없는 사랑은 성립되지 않는다고. 때로는 인내와 동의어가 되기도 하는 게 사랑이라고.
부정할 수 없는 사랑의 선언이 눈물이 흐르게 해. 그러면 찢어진 가슴 위에 손을 얹은 채 괜찮다 괜찮다 말하고 있다가 천천히 당신을 위해 손을 움직이기 시작하지. 몸은 괜찮아졌는지 기분은 어떤지 너를 둘러싼 풍경은 어떤지 하는 것들을 묻고 있다 보면 그 무엇에도 쫓기지 않은 채 햇살에 안겨 여유롭게 차를 마시고 있는 당신과 내 모습이 보여. 나를 보며 웃고 있는 당신의 눈이 보여. 그러면 나는 울면서 웃어. 언젠가는 우리에게도 평화로운 날들이 와 있을 테니 지금은 웃어야 한다는 주문을 나에게 걸며 말이야. 당신의 하루가 눈물이 아닌 웃음으로 시작되기를 기도하며 말이야.
하루하루가 평온함으로 채워지는 일이 당연한 게 아니라는 것을 당신이 사라진 후에야 알게 됐어. 늘 불안해하는 나를 그 파장에서 벗어나게 하려 당신이 얼마나 노력했는지 실감하게 됐어. 힘들 때일수록 웃어야 한다며 그래야 날 둘러싸고 있는 무거운 기운이 바뀐다며 날 웃게 해 주려 애쓰던 당신의 노력을 뒤늦게 마주하게 되었어. 그 마음을 들여다보며 지금의 나는 눈물 속에서 웃어. 웃으면 눈물도 사라질 테니까. 나의 웃음이 당신을 감싸 안아 줄 수 있을 테니까 눈물을 닦으며 웃어. 그리고는 간절한 마음으로 당신을 위한 기도를 해. 당신의 모든 순간이 사랑의 온기에 감싸여 있기를. 그리하여 상처투성이가 된 당신 가슴의 상처가 전부 아물기를 하고 말이야.